양평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간혹 원주민과 이주민의 갈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주민은 원주민의 텃새를 불평하고, 원주민은 이주민의 난개발을 비판한다. 어느 지역이든 사람 사는 곳이면 갈등은 있게 마련인데, 그 갈등이 원주민과 이주민의 문제로 비화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원주민(原住民)은 그 지역에 본래 살고 있던 주민을 말하고, 이주민(移住民)은 비교적 최근에 그 지역으로 이사와 살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사실 둘 사이에는 그 지역에 거주한 기간에 차이가 날 뿐이다.

그런데 예전부터 원주민이라 하면 특정 지역의 미개하고 문명화되지 않은 종족을 일컫는 말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 말에는 약간의 불편하고 차별적인 이미지가 남아 있다. 게다가 ‘본래 살고 있던 사람’이란 원주민의 의미가 괜한 갈등의 소지로 작동하기도 한다. ‘본래’와 ‘새로운’이란 구분으로 인해 원주민과 이주민은 가치관이나 행동에서 뭔가 차이가 날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원주민과 이주민이란 말은 오해와 갈등의 역사를 품고 있는 단어인지 모른다.

이런 측면에서 원주민보다 선주민이 조금 더 적합한 단어라 생각한다. 선주민(先住民)은 먼저 살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즉, 새로 이주한 사람보다 조금 먼저 살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갈등의 여지가 적고, 차별적인 의미도 없다.

사람은 누구나 그 땅이나 그 지역에 잠시 머물다 갈 뿐이다. 그래서 선주민과 이주민의 차이는 한 가닥의 실과 같다. 지역 주민 간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화합하기 위해서는 말로 인해 발생하는 작은 오해라도 미연에 막는 게 좋다.

- 최형규 서종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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