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어느 봄날 서울 관악구에서 양평 섬이마을로 이사를 왔다. 향소리를 지나 비솔재를 넘고 산음리로 이어지는 길가 가로수에는 벚꽃이 한창이었다.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은 마치 아름다운 세상에 들어서는 나에게 뿌려지는 축복의 꽃가루 같았다. 인이피 삼거리를 지나 섬이길을 들어서면서 번잡했던 도시로부터 완전한 고립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과 단절을 위해 이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간혹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벗어나 홀로 된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도시에 살며 주말 산행에서 느끼는 그 홀가분함보다 훨씬 더 호젓한 기분일 것
마음은 청춘인데 어느새 환갑이라니. 그동안 뭘 하다가 이렇게 나이만 먹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렸을 때는 부모가 환갑을 맞으면 자녀들이 장리쌀을 내서라도 환갑잔치를 해드렸다. 자식 된 도리로 효도를 한 것이다. 멀리 사는 친척에게는 환갑 몇 해 전부터 찾아다니면서 알리고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친구나 이웃에게는 통문을 돌려 보았음을 표시하도록 했다.잔칫날 2~3일 전부터 돼지를 잡고 피를 받아서 순대를 만들고 전을 부치며 온 동네가 잔치 분위기였다. 잔칫날은 정성을 다해 음식을 풍성하게 차리고 담근 막걸리에 국수를 삶아서
4월16일. 여느 때와 같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접했던 세월호 침몰사건은 시간이 갈수록 저의 평범했던 일상을 깨트렸습니다. 처음엔 수많은 아이들과 승객들이 그리 무참하고도 무의미하게 참혹한 주검으로 돌아오리라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매일 밤 뉴스를 뒤적이며 오늘은 몇 명이 구조되었을까 가슴 조이며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가족들의 애타고 절절한 현장 영상을 접하며 그것과는 전혀 다른, 조작에 다름없는 언론 보도와 무능력한 정부의 대처 속에 사고가 참극으로 변해 버린 현실에 분노가 치밀었습니다.그저 어쩔 수 없는 사고라 받아들이
올해는 유별나게 불행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자연재해라기보다는 인간의 탐욕이 부른 인재이기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 지난 2월17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로 부산외대생 8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5월16일에는 세월호 침몰로 차디찬 바다 속에서 수백명의 어린 학생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침몰 이유도 인재이지만 구조과정에서 보여준 박근혜 정부의 재난구조시스템은 이 정권이 과연 우리 국민을 위한 정부인가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게다가 올 봄 중부 지방의 가뭄은 유난하게 심해 연이은 인
단체운동 매력에 ‘푹’… 삶의 활력소‘과격함’ 즐기는 엄마들 의외로 많아여름에는 뙤약볕에 얼굴이 검게 타고 겨울철이 되면 찬바람에 실핏줄이 터져도 마냥 좋다. 그래도 얼굴 피부 관리에 신경이 쓰이기 마련인데, 여성들이 피부 건강을 포기할 만큼 축구에 빠지는 이유가 무엇일까.“축구는 여성이 하기엔 다소 과격한 운동이지만 단체운동의 묘미에 빠져 이를 즐기는 엄마들이 의외로 많다. 크고 작은 부상은 필수로 따라다니지만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양평여성축구단 이수천(56) 회장은 “축구가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도시의 밤하늘, 아파트 베란다에 반딧불이가 하나둘씩 날아다닌다. 반딧불이는 청정한 시골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왜 공기도 좋지 않은 도시의 아파트 여기저기서 반짝반짝 하는 것일까?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아빠들이 베란다에 나와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이다. 아이와 부인에 성화에 못 이겨 추운 날씨에도 베란다에 나와서 담배를 피우고 있으니 맛은 꿀맛이다. 이 광경이 멀리서 아파트를 바라보면 반딧불이가 날아와서 반짝반짝 빛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동네 명준이네 아빠는 담배 피우는 것 빼고는 나무랄 데가 없다. 하루는 명준이 엄마가 아이들
자동차를 운전하다 한번쯤은 “나 지금 카메라에 단속된 것 아냐?”하고 놀란 경험 있으시죠? 제한속도를 지켜 마음 졸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일단 위반했을 경우 과태료를 물지 않아야 합니다. 경찰서에서 과태료 부과업무를 담당하면서 알게 된 몇 가지 유의사항을 알려드립니다. 2011년 7월6일부터 시행된 질서위반행위규제법 내용입니다.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경찰은 무인단속기와 이동식 카메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로 신호위반과 과속을 단속하고 있지만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으로 각종 법규위반 차량의 신고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시속 20㎞ 이
양평의 자전거 동호회 ‘바이크루’는 자전거를 뜻하는 바이크의 ‘바이’와 모임을 뜻하는 ‘크루’를 붙여서 만든 이름이다. 지난해 5월 창립돼 활동기간은 얼마 안됐지만 인터넷 까페 회원 수는 현재 70여명이나 된다. 바이크루의 회원들은 주로 2·30대 젊은층이다. 양평에 젊은 동호인들의 자전거 모임이 없다는 생각에 서경택(33) 매니저가 주도해 만들었다. 일주일에 3번씩 모임을 가지는데 8~10명은 꼭 나오는 활발한 동호회이기도 하다. 바이크루의 매력은 테마가 있는 라이딩을 즐긴다는 것이다. 스텝들은 매주 모임이 있기 전 고심해서 테마
양평중학교 앞에 ‘바이크101(점주 김남수)’이라는 자전거가게가 있다. 3개월 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 이 작은 자전거가게 앞에 어른들과 청소년들이 함께 모이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타는 날이기 때문이다. 현재 중학생과 성인 33명의 회원이 있는 ‘로드101(회장 박수형)’은 양평의 로드싸이클 자전거 동호회다.양평에 자전거 동호회는 많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동호회는 없다. 의 박수형(25) 회장은 중학교에서 스포츠 강의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제자들과 동호회 활동을 같이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자전거 동호회에 같이 나가보자
‘문화·레포츠 중심 도시’를 주창하는 양평군. 하지만 정작 청소년들이 즐길만한 레포츠는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청소년들은 체력을 키우고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는 자신들만의 레포츠를 원하지 않을까.석 달 전 만들어진 양평 스케이트보드팀 ‘시루자크루’의 도원준 회장(25)은 “‘시루다’는 페달을 밟아서 나아가게 한다는 의미의 경상도 사투리에요. ‘오늘 한 번 시루자’하면 ‘오늘 한 번 타자’라는 뜻”이라고 소개했다.‘시루자크루’의 회원은 20명 안팎으로 젊은 층이 많고 여성도 꽤 있다. 매주 평일 퇴근 후 6시에 여성회관 앞에
옛 선원전, 낙선재 일원일반가정집에서도 돌아가신 조상님이나 부모님의 기일에 제사를 모시듯이 왕실에서도 어진(御眞)을 모시고 제사를 지냈다. 선원전(璿源殿)은 역대 왕들의 초상화인 어진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신성한 곳이었다. 1656년(효종7년)에 경덕궁의 경화당을 옮겨지어 창덕궁 선원전으로 삼았으나, 1921년 신 선원전을 후원 깊숙한 곳에 건립하여 어진을 옮겨 가면서 이 일대는 폐허가 되었다. 선원전은 지금까지 남아 있으나 부속건물들은 이때 없어졌다가 2005년에 복원되었다. 선원전은 36칸 규모이며, 앞면 좌우로 진설청과 내찰
書刻의 뿌리는 갑골문과 암각화…현판이나 주련 등으로 이어져마지막이라 했지만 서각의 손맛 잊을 수 없어 다시 도전하고파”나무나 돌에 글을 쓰고 새김질 하는 서각(書刻). 문자의 발생과 함께 탄생한 갑골문과 암각화가 서각의 뿌리임을 생각할 때 인류의 예술본능과 함께해온 미술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최초의 목판인쇄본인 8세기 중엽의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세계 최고의 목판각 예술의 결정판인 국보 제32호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은 서각 예술의 최고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나무와 돌에 글을 새기는 전통을 잇고 있는 상산(常山)
한 나라의 국가원수나 대통령, 각 기관의 장들이 근무하는 곳에 집무실, 사장실, 또는 회장실이 있듯이 조선시대에도 임금이 집무실로 사용한 곳이 있다. 창덕궁에서 왕이 고위직 신하들과 일상 업무를 보던 공식 집무실인 편전(便殿)이 선정전(宣政殿)이다. 선정전은 지형에 맞추어 정전인 인정전(仁政殿) 동쪽에 세워졌다. 아침의 조정회의, 업무보고, 국정의 세미나인 경연 등 각종 회의가 이곳에서 매일 열렸다. 창건 당시에는 조계청(朝啓廳)이라 불렀는데, 1461년(세조7) ‘정치는 베풀어야한다’는 뜻의 선정전으로 이름을 바꿨다. 임진왜란과
순수 국산재료만 고집…방부제·첨가물 전혀 없어“누에고치 모양의 유과 먹으면 1년이 길하다”는 스토리텔링 만들어추석이나 설 하면 떠오르는 것이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먹거리다. 송편, 인절미, 식혜, 유과, 강정 등 다양한 전통 먹거리 가운데 입에 넣으면 바삭하고 사르르 녹는 전통 한과를 빼놓을 수 없다. 발효된 찹쌀을 손수 시루에 쪄 내고 말려 튀겨낸 뒤 조청을 바르는, 할머니와 어머니의 정성이 듬뿍 들어간 한과라면 현대의 아무리 달콤하고 맛있는 과자라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지난 1998년 3월 영농조합법인 다물농산을 설
법궁인 경복궁의 정문이 광화문(光化門)이라면 이궁인 창덕궁의 정문이 돈화문(敦化門)이다. 돈화문은 1412년(태종12년)에 건립되었다. 창건 당시 창덕궁 앞에는 종묘가 자리 잡고 있어 궁의 진입로를 궁궐의 서쪽에 세웠다. 2층 누각(樓閣)형 목조건물로 궁궐 대문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이며, 앞에 월대(月臺)를 두어 궁궐 정문의 위엄을 갖추었다. 돈화문은 왕의 행차와 같은 의례가 있을 때 출입문으로 사용했고, 신하들은 서쪽의 금호문으로 드나들었다. 원래 돈화문 2층 누각에는 종과 북을 매달아 통행금지 시간에는 종을 울리고 해제 시간에는
벌써 9월. 한해도 거의 다 가서 추수 때가 다가온다.벼농사 중 직파는 실패 했지만(피 밭인지 풀밭인지 구분이 안 간다), 나머지는 잘 되고 있는 듯 보인다. 처음에는 남들보다 자라는 것이 늦다느니, 비료를 안줘 벼가 안자라느니 말들을 해서 속으로 걱정도 좀 되었었는데, 이삭이 나오고 난 다음에는 아버지도 그렇고 사촌형도 그렇고 벼가 잘 되었다고 하신다. 나는 잘 되었는지 못되었는지 판단도 안되지만…^^; 그런데, 이삭 출수 일주일 후에 주는 저녁밥(자연농업 자재들로 만든 영양제 등
양평군의 지방공사로의 공기업 사업 확장이 고용승계 절차 협의 없이 환경기초시설 관련 간부직원에 대해 서류심사와 면접을 마치는 등 채용절차에 들어갔다.이번 양평 공기업 사업 확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현재 양평지방공사가 가지고 있는 방만하고 부실한 경영실적과 과다한 채무비율로 인한 자본잠식 상태에서 수익의 증대가 아닌 자산의 증가를 통한 부채비율을 인하하기 위한 궁여지책 이라는 점과 낙하산 인사를 금지하고 있는 지방공기업법을 위반하고 퇴직공무원들을 지방공사의 간부직으로 받아들이려 하는 것이다.이는 현 지방공사에 과반수이상의 이사가 퇴직
“사람냄새가 그리워 난 詩를 쓰고 그림을 그린다”해직이라는 시대적 아픔 가슴에 묻고 서정성으로 승화시켜고향 평양과 비슷한 북한강변에 살며 통일의 그 날 기다려아이처럼 해맑은 미소를 지닌 하얀 백발의 노신사 황명걸(78) 시인. 질끈 동여맨 은빛머리 위에 눌러쓴 야구모자가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보면 볼수록 아이 같은 순수한 마음을 지닌 노 시인의 삶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단 세 권의 시집과 한 권의 시화집을 펴낸 황 시인은 과작(寡作)임에도 다작(多作)하고 있는 그 어떤 시인의 무게감으로도 감당이 되지 않
“우리는 잠시 쉬어가는 나그네, 집착 버리면 진정한 행복에 이를 것”한국의 대표적 종단인 태고종의 경기동부교구는 제9대 종무원장으로 지평면 월산리 창인사의 주지인 도인 스님을 선출했다. 지난 21일 열린 취임법회에 앞서 도인 스님으로부터 8개시‧군을 아우르고 있는 경기동부교구의 종무원장으로서의 역할과 책임, 그리고 독자들의 삶에 청정수가 될 소중한 법문을 듣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푸근한 인상과 목소리로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듯 인터뷰 한 내용을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태고종은 어떤 종단인가?“한
양평군 노인복지관 맞은편 ‘아름다운세상’ 지하공간에 마련된 다목적실에는 「양평시민의소리」가 주최하는 시민밴드교실이 매주 화‧수‧목요일 열리고 있다. 무료로 진행되는 밴드교실은 음악 프로듀서이자 작사‧작곡가로 활동하는 이종민(38‧지평면)씨와 지역의 직장인밴드연합 회원들의 재능기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나눔의 삶의 소중함을 실천하고 있는 이종민 선생에게 지역의 문화예술 활성화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 걸어 온 길이 궁금하다.1975년 경기도 포천에서 태어나 의정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