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파라 아이스하키 선수 조병석

<사진=선수제공>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지난달 18일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는 감동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특히 흥행 면에서 역대 패럴림픽 중 최고를 기록했다.

흥행 돌풍의 중심에는 파라 아이스하키가 있다. 7000석 규모의 강릉 하키센터는 한국대표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관중들로 가득 찼다. 선수들은 국민의 열렬한 응원에 힘입어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감동의 드라마를 쓴 17명의 국가대표 중에 용문면 출신 선수가 있다. 주전 공격수 조병석(32)은 용문고 출신이다. 그는 빠른 스피드와 판단력, 예리한 슛, 몸싸움도 서슴지 않는 과감한 두뇌 플레이로 전 경기에 출전해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 8일 용문고등학교 체육대회에 초청돼 모교를 찾은 조병석 선수를 만나 유쾌한 대화를 나눴다.

개회식을 앞두고 대기실에서

 

낙천·긍정적 성격, 가족의 사랑이 삶의 원동력

▲대회 끝나고 어떻게 지냈는지… 폐회식 이후에도 각종 행사에 참석하느라 바쁘게 지냈다. 이제는 거의 마무리 되고 있다.

▲동메달을 딴 소감은… 꿈을 꾼 것 같다. 이탈리아와의 3·4위 결정전이 끝나고 동메달이 확정됐을 때도 다른 선수들은 감격에 겨워 많이 울었는데 실감이 나지 않았다. 5경기 모두 가족들이 응원을 와줬다. 부모님이 경기를 보시고 많이 좋아하셨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는데 조금이나마 보답한 것 같아 기뻤다.

경기 후 부모님과

▲아이스하키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2007년부터다. 처음에는 농구를 했는데 농구보다는 속도를 내는 아이스하키가 잘 맞았다. 시작하고 바로 국가대표가 될 정도로 소질도 있었다.

아이스하키는 포지션마다 성향이 있는데,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편이라 성격상 공격수가 잘 맞는다. 자기 전에 운동에 관한 생각을 5분 정도 매일 한다. 이미지트레이닝을 통해 예‧복습을 하면서 나쁜 기억을 지우고 슬럼프도 극복하곤 한다.

▲영화<우리는 썰매를 탄다>에서 선수들이 환상통으로 고통스러워 하기도 하던데… 내 경우는 4살 때 큰어머니를 만나러 가기 위해 길을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해 하지 장애가 생겼다. 걸었던 기억이 없다. 환상통은 성인이 된 후 사지절단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많이 겪는다.

시상식 후 어사화를 쓴 반다비를 들고

▲팀 내 역할은… 국가대표 기간으로는 고참에 속하는 편이지만 나이로는 중간이다. 선후배를 잘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팀 분위기가 워낙 끈끈하다.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와주시는 장비‧팀 매니저들이 있는데 그분들과도 잘 지내며 소통하고 있다. 대회기간 동안 기자들이 최광혁 선수와의 호흡에 대해 많이 질문해 놀랐다. 잘 적응하고 팀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선수이기 때문에 새터민이라고 달리 생각해본 적이 없다.

▲경기 중에 최고의 명경기는 체코전이었지만 중계되지 않았다… 그 점은 매우 아쉽다. 2-1로 이기다가 2-2가 돼 연장까지 돌입한 손에 땀을 쥐는 경기였는데 생중계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경기로 인해 대통령과 팬들이 중계편성을 요구해 늘어났다.

 

국민의 함성, 평생 못 잊을 큰 선물

은퇴 후 지도자의 길 걷고파

동메달 결정전 승리 후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기념사진

▲활약이 가장 돋보였던 경기는 이탈리아전이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경기는… 아무래도 동메달을 땄던 이탈리아 전이다. 종료 3분18초를 남기고 장동신 선수가 골을 넣었는데 그 이후 시간이 더디게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관중들의 카운트와 함성으로 드디어 끝났다는 걸 알았다. 대통령 내외가 오셔서 고생했고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축하해주셨다. 애국가를 관중들과 불렀던 순간은 평생 간직할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세계 1‧2위 캐나다 미국의 벽을 못 넘었다.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두 나라는 시설이나 지원이 잘 돼 있어 선수층이 천명이 넘을 정도로 두텁다. 우리나라도 실업팀이 최소 한 한 팀은 더 생겨야 한다. 지금은 강원도청 한 팀밖에 없다. 2팀은 돼야 경쟁하며 실력도 향상될 수 있다. 경기도청 등에서 2008년 이후 창단을 시도했지만, 비용 등을 이유로 무산됐다. 경기도와 고양시에서 클럽 선수들의 훈련 장비 등을 지원하는 수준에서 동호회 팀을 돕고 있다. 실업팀들이 많이 생겨야 생계유지 고민 없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다.

폐회식에서 동료들과

▲제도적 바람이 있다면… 일반 학교를 다니면서 장애인스포츠가 있다는 사실도 잘 몰랐다. 접할 기회가 없었다. 국가대표 선수도 대부분 고교 졸업 후 스포츠를 접했다. 장애인스포츠를 재활이 아닌 생활스포츠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 인프라가 조성되면 장애인들도 적극적으로 집에서 나와 스포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선수층이 얇은 장애인스포츠는 동계스포츠 선수들이 하계 경기에도 출전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하계에는 펜싱선수로 전국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키워주신 부모님과 누나, 형 늘 감사드린다. 결혼 후 합숙훈련으로 집에 거의 못 들어갔는데 대회가 끝났으니 사랑하는 아내와 여행을 많이 다니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두 번의 올림픽에 더 출전해 동메달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은퇴 후에는 훌륭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양평군민들에게 한마디… 고향에서 현수막까지 걸어주시며 응원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더욱 열심히 해서 좋은 소식을 많이 드리는 자랑스러운 선수가 되겠다.

조병석 선수는...

1985년 6월6일 용문면 덕촌리에서 조상원‧함정애씨의 2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조현초-용문중-용문고를 졸업하고 2007년부터 아이스하키를 시작해 강원도청 소속 국가대표 공격수(FW)로 활약 중이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아내 하경희씨와 4년 열애 끝에 2015년 결혼해 현재 2세를 계획 중이다.

파라 아이스하키(para ice hockey)

아이스 슬레지하키(Ice Sledge hockey)로 불리다 2016년 11월 명칭이 바뀌었다. 하지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스케이트 대신 썰매를 타고 경기를 펼친다. 선수들이 쓰는 두 개의 스틱 양 끝에는 썰매 추진력을 얻기 위한 스파이크와 퍽을 치는 데 쓰는 블레이드(날)가 달려 있다. 한 경기는 15분씩 3피리어드로 구성되며 필요시 연장전과 슛아웃(승부샷)이 치러진다. 정규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한다. 동계패럴림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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