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시론> 용은성 편집국장

A면장의 비도덕적인 언사와 행동들이 본지에 보도된 지 2주가 지났다. ‘매일 술에 취한 것 같다’거나 ‘직원과 주민들에게 평소 말을 함부로 한다’는 주민들의 제보를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하나의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면내 기관장, 주민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식당에서, 그것도 어린아이가 있는 장소에서 그는 버젓이 담배를 피워 물었다. 흡연을 말리던 한 주민(이 주민은 암 진단을 받았다)을 향해서는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했다.

A면장은 혹여라도 자신의 이 같은 언행이 뭐가 그리 대수냐고 반문하지 않기를 바란다. 스스로를 대통령보다 더한 권력을 가진 ‘동네 대통령’으로 여기지 않는 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 이상 쓴웃음을 자아내는 가십거리로 분리수거될 수 없는 사안이다. 올해 35년 만에 개정된 ‘공무원 헌장’은 공직기강 확립에 방점을 뒀던 과거 ‘공무원윤리헌장’과 다르게 국민과 미래 세대가 원하는 공무원상을 구현하기 위한 바람직한 공직 가치가 핵심이다.

새롭게 바뀐 공무원 헌장의 네 가지 실천사항 중 ‘청렴을 생활화하고 규범과 건전한 상식에 따라 행동한다’는 내용이 있다. 식당에서 흡연하는 것은 규범을 어기는 것을 넘어 엄연한 범법 행위다. 사무관까지 오른 그가 이를 모를 리 없을 텐데, 일반적인 사람이면 다 가지고 있는 상식조차 그에게는 없다는 것인가. 흡연을 말리는 주민에게 오히려 막말을 하는 공무원이 공무원 헌장 첫 머리 문장인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공무원’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A면장의 일이 보도되자 본지 인터넷판 관련기사에는 17일 현재 무려 32개의 댓글이 달렸다. 그를 옹호하고 감싸는 글은 2∼3개에 지나지 않고, 이런 현실을 개탄하는 글이 대부분이다. 닉네임 ‘아니’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징계를 주든지 사과를 하든지 형제는 용감하고 그후 침묵했다. 뭘 더 바라냐. 돈만 안 먹으면 되지”라고 꼬집었다. 닉네임 ‘야 아직도’는 “면장이 이 정돈데… 양평군민들 다음 선거는 신중하시길. 공무원은 이제 그만”이라고 했고, ‘착각’을 닉네임으로 쓴 누리꾼은 “늘 변명과 자신의 과오를 다른 이에게 떠넘기려는 처세는 착각이다. 어찌 면민들의 질타를 피해갈 수 있을까? 착각은 후회의 길”이라고 질타했다. “A면장이 누구냐. 도대체 어떤 위인이냐”고 묻는 전화가 현재도 하루 평균 3∼4통씩 본사 사무실과 기자의 휴대전화로 걸려온다.

A면장의 비상식적이고 비도덕인 언행이 지역사회의 질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이장과 주민들은 현재 A면장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기는 듯하다. “본래 그런 사람이 아니다”는 것이다. 아무리 면장의 자리가 ‘동네 대통령’으로 인식된 세상이라도, 인성(人性)이 바른 이가 하루아침에 안하무인이 되지는 않을 터다.

굳이 공무원 헌장이나 행동강령 운운하기에 앞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확인됐는데도 당사자는 아무 반응이 없다. 그가 사직서를 냈느니 명예퇴직을 신청했느니 하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무성했지만, 군에 관련서류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직자의 기본자세를 저버리고,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다 가지고 있는 판단력조차 없다면 더 이상 면장의 직무를 수행하기 힘들다. A면장에게는 맹성을 촉구하고, 현재 북유럽 연수 중인 김선교 군수에게는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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