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이사

지난해 문화계의 최대 이슈는 ‘지역’과 ‘문화도시’였다. 그런 만큼 내가 살고 있는 양평을 생각하게 되었고 우연한 기회에 양평에서 활동하는 문화 예술기획자들과 작은 모임을 가졌다. 문화도시 선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여러 관련 자료를 찾고 검토해 보는 수준이었지만 나름대로 양평의 문화예술에 대해 생각해보는 뜻있는 모임이었다.

용문면, 강상면, 서종면, 양동면에 거점을 두고 학교와 마을 예술교육, 마을커뮤니티, 인문학 기획, 축제 등 문화와 예술관련 활동을 하고 있어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양평문화의 특색을 짚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문화도시’는 ‘지역문화진흥법’에 의거해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문화 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정하는 도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차 문화도시로 경기 부천시, 강원 원주시, 충북 청주시, 충남 천안시, 경북 포항시, 제주 서귀포시, 부산 영도구 등 총 7곳이 지정했다. 지정된 7곳의 문화도시는 향후 5년간 1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받게 된다. 제2차 문화도시 지정을 신청한 25개 지자체 중 부천, 원주, 청주, 통영시 등 10곳이 문화도시 예비지역으로 선정됐다. 2024년까지 전국에 문화도시 최대 30곳을 만든다고 한다.

부천시는 “생활문화도시 부천- 말할 수 있는 도시, 귀담아 듣는 도시”라는 슬로건으로 문화도시에 선정됐고, 오산시는 “이음으로 생동하는 문화도시 오산”으로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됐다.

그렇다면 양평은 문화도시의 어느 지점과 만날 수 있을까? 문화도시 공모의 유형은 ‘문화산업중심형’, ‘사회문화중심형’, ‘지역자율형’, ‘역사전통중심형’ 등이다. 단순하게 이 유형에 맞춰 양평을 대입시켜보자면 적당하다 싶은 접점을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양평의 문화도시는 지원사업의 차원에서 도전해 보자라는 취지가 아니다. 이 사업은 실상 누구에 의해서도,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우리의 양평, 미래의 양평문화, 내가 살고 싶고 나아가 우리의 아이들이 누리게 될 미래의 양평문화를 꿈꾸며 20년 후의 지속발전 가능한 양평문화의 초석(楚石)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 양평지역의 문화생태계와 문화지층(地層)에 대한 이해와 데이터가 필요했다. 어떤 역량이 양평문화의 광구(鑛區)가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문적인 역량과 지혜가 필요한 부분이다. 양평지역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와 전문적인 문화활동에 대한 경험치가 없이는 이 광구를 찾아 낼 수 없다. 일반적 현황이나 활동 수치로 파악할 수 없는 지점이 문화예술 영역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 한 예로 양평에는 예술가들이 많이 거주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많은 예술가들이 어디에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그 잠재 예술가들을 양평지역 안에서 활동하고 만나고 나누고 함께해야 양평은 예술가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적 재화는 사회적인 과정을 통해서 형성된다. 그것이 문화적인 재화가 되려면 그 지역의 정체성을 대변하고, 그 지역의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영감과 감동을 제공해야 한다.

문화도시 조성 사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 스스로 도시의 문화환경을 기획하고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문화도시 조성 과정에서 지역 내 다양한 계층과 세대가 소통하며 주민 스스로가 ‘문화의 생산자’로서 지역의 문화자원들을 직접 찾아내고, 관련된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기획해 즐길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 내는 과정이다.

양평군과 양평군민을 위한 ‘새로운 미래 문화도시 양평’은 그동안 지역에서 마을 공동체 활동과 문화활동 전반을 통해 쌓아온 문화적 역량을 씨줄과 날줄로 엮는 의미 있는 과정이 되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평의 미래 산업은 ‘문화와 예술’ 그리고 ‘관광’이 그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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