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지역농산물로 차린 점심상

찌개나 국, 3~4가지 반찬으로 차리는 점심상

유기농쌀로 지은 찰진 밥과 콩나물국, 버섯나물과 오이지무침, 멸치조림 그리고 김치.

음식점에서 받아든 소박한 점심상이 낯설고, 이런 밥상을 낯설어 하는 내가 또 당황스럽다. 단것을 먹으면 짠 음식을 먹고 싶다는 ‘단짠단짠’, 맛있는 걸 먹는 게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소확행’ 등이 유행하면서 ‘건강한 밥상’이 잊힌 때문 아닐까?

양평읍 덕평1리 결전신병교육대 가는 길 초입에 문을 연 ‘풀뿌리밥상’은 풀뿌리협동조합에서 예약제로 운영하는 식당이다. 점심은 조합원 정남선(52)씨가 제철 농산물로 조리해주는 백반이다.

지역농산물뿐 아니라 안전한 가공식품을 판매한다

‘지역을 위해, 지역으로부터, 스스로’

‘풀뿌리밥상’이 내건 슬로건이다. ‘지역’은 양평을 뜻하기도 하지만 자연과 사람, 생태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양평에서 나는 농산물로, 양평 사람들을 위해, 양평 사람이 차려주는 밥상. 공동체 밥상이다.

지난 2015년 결성된 풀뿌리협동조합은 지역 소농들의 유기농산물을 직거래로 공동구매해 왔다. 하지만 최근 외식과 즉석식품 이용의 증가, 대형마트 입점 등으로 조합원 265명이 20여 공급농가의 농산물조차 다 소비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상건(52) 이사장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조합원 20명이 1인당 50만원 이상의 특별출자금을 모았고,  지난 10월 ‘풀뿌리밥상(운영위원장 이병은)’을 개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상건 운영위원장

NON GMO사료를 먹여 키운 소와 돼지, 식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마늘사용도 최소화하는 조리방법, 눈에 보이는 몇 가지 식재료가 아니라 고춧가루 등 기본양념까지 모두 유기농으로 만든다고 하니 이런 밥상을 받고도 알아채지 못한 게 괜스레 맘에 걸린다.

이 위원장은 “밥상의 의미와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한 두 번은 오는데 입맛 당기는 게 없으니 계속 오지는 않는다. 사람들 입맛이 식품첨가물에 익숙해져 있어 어려움이 많다”며 “식당운영이 안정되면 반찬 판매, 일품요리나 사이드 메뉴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한다.

식당 한 편에는 쌀과 과일, 제철 농산물과 안전한 가공식품들을 판매하는 판매대가 마련돼 있다. 시중에서는 쉽게 보지 못한 것들이다. 살거리가 솔찬히 보인다.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7시(점심 오후 2시까지) 예약제, 일요일 휴무

■위치: 양평읍 잿말길 10번길 41-12

■가격: 점심밥상 7000원(+커피 1000원), 커피‧음료 4000원, 원두(200g) 8000원, 짬뽕컵라면 1600원, 유기농초콜릿(100g) 5200원, 고올레인산 해바라기씨(1.8L) 9500원, 카레(500g) 1만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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