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깨를 주제로 한 코딩수업

“잘 익은 들깨를 골라 힘껏 짜내면 고소한 들기름이 만들어집니다. 우리도 똑같습니다. 마음을 짜내고 힘을 짜낼 줄 알아야 사람이 더 깊어집니다. 그리고 혼자보단 함께 짜낼수록 좋습니다.”

일일체험교실 ‘양평들깨학교’의 모토다. 에버그린에버블루협의체가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은 농촌체험, 들깨음식 시식과 요즘 주목 받는 코딩수업을 결합해 색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버그린에버블루협동조합‧양평관광협동조합‧(주)에코이엔지‧양평군 관광과가 결합한 에버그린에버블루협의체(이하 ‘협의체’)는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자원개발원에서 진행하는 ‘주민주도형 농촌관광콘텐츠 개발사업’에 선정돼 구성된 협의체다. 지난해부터 양평 들깨를 테마로 들깨산업 생태계 조성, 먹거리 개발, 지역축제, 양강투어 등 관광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협의체가 개발한 ‘양평들깨학교’는 강하면 마을길 걷기, 도리깨로 들깨 털기, 생들기름공장에서 들기름 담기, 들깨강정 만들기, 코딩수업으로 진행된다. 점심 또한 들깨로 만든 죽, 들깨햄버거, 들깨소스 샐러드로 차려진다. 이 중 여타의 농촌체험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 양평의 역사 소개와 코딩수업이다.

도리깨로 들깨를 터는 아이들

개발자 신교진씨는 “옛 나루터, 세곡선, 팔당댐 등의 사진을 보여주며 양평의 역사와 공동체 이야기를 들려준다. 갈고리 모양의 우엉열매를 보여주며 생체융합기술을 이야기한다. 들기름의 효능을 설명할 때는 오메가6와 오메가3의 균형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체험프로그램에 생각하는 방법과 깊이를 결합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열린 체험학교에 가족과 함께 참여한 아이들은 가장 재밌는 체험으로 마을길 걷기와 코딩수업을 꼽았다. 자연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것과 컴퓨터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가장 현대적인(?) 수업이다.

아이들은 기억능력을 가진 ‘비(bee)’라는 로봇을 손쉽게 조작해 들깨씨앗이 참새나 닭을 피해 들깨밭으로 가는 여러 경로를 탐색했다. 설명부터 프로그램 만들기까지 채 30분이 걸리지 않았다.

자녀들을 데리고 함께 온 마하연(40)‧마하선(37) 자매는 “시골길을 돌아다니며 풀도 뜯고 돌도 던지며 노는 것 자체도 좋았지만 학습을 가미한 코딩수업도 재미있었다”고 평가했다.

신교진씨는 “내년에는 양평들깨학교가 양평관광지도에 표시될 예정”이라며 “양평을 찾는 관광객들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일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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