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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소나기마을문학상… 윤대녕‧김기택 씨 선정

기사승인 2019.08.23  09: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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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순원신진상, 소설가 조수경

황순원기념사업회는 ‘제8회 소나기마을문학상’의 각 부문 수상자로 황순원작가상에 소설가 윤대녕, 황순원시인상에 시인 김기택, 황순원신진상에 소설가 조수경 씨를 선정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수상작은 윤대녕의 소설집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문학과지성사)」, 김기택의 시집 「울음소리만 놔두고 개는 어디로 갔나(현대문학)」, 조수경의 장편소설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한겨례출판사)」이다.

황순원연구상은 소망수필반의 연구서 「나의 추억으로 다시 읽는 황순원」작품이 선정됐다.

양평군과 경희대‧중앙일보가 주최하고 황순원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소나기마을문학상은 「소나기」의 작가 황순원(1915~2000)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황순원작가상의 경우 등단 10년 이상 2년 이내 작품을 발표한 작가가 선정 대상이다. 황순원신진상은 등단 10년 이내의 신진 작가가 대상이고, 황순원시인상은 2년 이내 작품을 발표한 시인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황순원연구상은 황순원 문학을 소재로 한 모든 문화예술 표현물 중 최근 3년 이내에 발표된 번역, 출판물, 공연, 영상물, 관광상품, 문화콘텐츠 등을 대상으로 한다.

2019년도 ‘제8회 소나기마을문학상’ 심사는 지난달 12일 작가상 24편, 시인상 26편, 신진상 28편, 연구상 53편을 대상으로 예심을 진행한데 이어 23일 예심을 통과한 작가상 5편, 시인상 6편, 신진상 5편, 연구상 3편에 대한 본심을 진행했다.

심사위원들은 먼저 작품의 완성도에 주목했고 동시에 대상 작품만이 아니라 그동안 보여준 문인으로서의 경력과 활동도 고려했다. 또, 작품세계가 과연 황순원의 문학을 뜻있게 계승해 나갈 수 있겠는가를 주요한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심사위원들은 윤대녕의 소설집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는, 윤대녕 작가 특유의 감성적인 문장과 부드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공통적으로 담고 있으며, 한결 유장하고 폭이 넓어진 작가의 글쓰기 행보를 볼 수 있게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기택의 시집 「울음소리만 놔두고 개는 어디로 갔나」는, 시인 특유의 명징하고 압축적인 시어를 구사하면서 일상과 사물을 깊이 있는 시선으로 해석하는 시적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황순원 선생이 「골동품」시편에서 보여준 짧은 시행과 절제의 미학을 생각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조수경의 장편소설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에 대해서는 작가가 지금에 이른 성취와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함께 말해주는 작품이라며 소설적 글쓰기의 적층과 앞으로의 대성을 바라보며 이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소나기마을문학상의 상금은 각 1000만원이며, 시상식은 다음달 6일 오후 4시 서종면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서 열린다.

 

<수상소감>

황순원작가상 윤대녕

“황순원 이름으로 된 상 받게 돼 기뻐”

무엇보다도 황순원 선생님 이름으로 된 상을 받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제가 문학에 막 입문하던 시기에 읽었던 황순원 선생님의 소설 「소나기」와 「독 짓는 늙은이」의 여운이 아직도 마음에 화인처럼 남아 있습니다. 황순원 선생님이 작품활동을 하던 시기는 비록 어려운 시절이었으나, 그럼에도 우리 문학이 지극히 풍요롭고 아름다웠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그 빛의 세례를 받으며 문학 청년기를 보내고 저 또한 작가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커다란 행운처럼 다가옵니다.

생전에 황순원 선생님이 보여준 문학과 삶을 대하는 염결한 태도는 후배 문인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것이 곧 문학을 통한 구도자의 삶이고 영예로운 삶이라는 것을 일깨워주셨던 것입니다. 저도 후배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그러한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부단히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상이 앞으로 저에게 필요한 문학적 긴장과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거라는 예감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황순원시인상 김기택

“다시 막막한 혼돈 앞에 맨발로 설 터”

황순원시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먼저 떠오른 것은 황순원 선생님이 시집 「골동품」서문에서 밝힌 “나는 다른 하나의 실험관이다”라는 창작의 변입니다. ‘나=실험관’이라는 말에는 과거의 문학적 성취에 기대거나 기성의 문학적 관습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청년 황순원의 정신이 감지됩니다. 앞으로 쓸 작품이나 일궈나갈 문학세계를 내 안의 광활한 미지의 세계에서, 무정형이며 혼돈상태에서 길어 올리겠다는 의지가 읽혀집니다. 이미 학습해서 알고 있는 언어가 아니라 내 안에 있는 나도 모르는 새로운 언어를 부단히 탐색하겠다는 시정신이 느껴집니다.

황순원 선생님의 이 말이 몽둥이로 내 뒤통수를 세차게 후려치는 것 같습니다. 과거의 시적 성취에 기대어 관성적으로 시를 쓰지는 않았는가, 시가 쌓이면 적당히 모아 시집을 꾸리지는 않았는가, 자신에게 묻게 합니다. 그리하여 긴장을 놓고 편해지고 싶어 하는 나를, 지금까지 해온 방식에 안주하고 싶어 하는 나를 들쑤시고 불편하게 합니다. 다시 막막한 혼돈 앞에 맨발로 서게 합니다.

죽비를 내리쳐 주신 황순원 선생님께 큰절을 올립니다. 아울러 선생님의 이름으로 상을 마련해주신 양평군과 소나기마을, 그리고 부족한 작품을 빛나는 자리에 올려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황순원신진상 조수경

“따뜻하고 깊은 눈으로 바라보는 작가 되겠다”

저는 잠을 잘 못자는 사람입니다. 어떤 날은 생각이 끊임없이 가지를 뻗어서, 어떤 날은 ‘그때 왜 그랬지’ 하는 후회와 반성으로, 어떤 날은 부끄러움을 모르고 살아가는 뻔뻔한 인간들에 대한 분노로, 어떤 날은 보호 받지 못한 작은 생명들에 대한 슬픔으로, 어떤 날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우울감으로, 어떤 날은 원인이 명확한 우울감으로 불면의 밤을 보냅니다.

어쨌든 아침은 오고, 이불에서 빠져나와 꾸역꾸역 하루를 시작합니다. 좋아하는 노래를 틀고, 커피를 내리고…… 그러다보면 불면의 피로가 서서히 사라집니다. 세상 곳곳에 고통과 슬픔과 악이 널려 있다는 사실에 무기력했던 밤의 시간이 멀어지고, 그런 세상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해집니다. 저는 그 ‘일’이 ‘글’이라고 믿습니다.

여러 문학작품을 통해 온기를 나눠주신 황순원 선생님. 그래서인지 이 상이 제게 따뜻한 위로이자 ‘앞으로 좋은 작품 많이 쓰라’는 다정한 응원이 됩니다. 생명 있는 모든 존재를 따뜻하고 깊은 눈으로 바라보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성영숙 기자 sys@ypsori.com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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