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코치간 갈등으로 벌어진 결과… 전문성 갖춘 사무국 필요성 대두

강원도 강릉으로 갈 예정이던 양평FC축구단 하계 전지훈련이 급작스럽게 취소됐다. 단장 및 이사들과 감독·코치의 깊은 갈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이후 구단 운영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조급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평FC, 양평군체육회 등에 따르면 양평FC는 지난달 27일 포천시민구단과의 전반기 K3리그 시합을 마무리하고 이달 1~10일 10일간 강릉으로 하계 전지훈련을 떠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출발 당일 급작스럽게 취소됐다.

창단 4년째는 맞이한 양평FC가 심각한 내부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3월 열린 FA컵 3라운드에서 프로구단인 아산무궁화축구단에게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두고 찍은 기념사진.

본지가 12일 양평FC 코치진과 단장 등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표면적인 문제는 선수단 버스운행 때문이었다. 골키퍼코치와 선수단 버스 운전을 겸하고 있던 이아무 코치는 올해부터 시력이 나빠져 원거리 운전이 힘들어져 자신의 사비로 대리기사를 고용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김남수 양평FC 단장은 “이 코치에게 경기 승리수당을 주는데, 지난 7월 김포구단과 시합에서 여성축구단 경기 참석으로 인해 불참한 이 코치에게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 그것을 문제삼아 버스운행을 하지 않겠다고 해서 1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전지훈련을 취소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코치는 김 단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코치는 “7월 31일 사무국장과 통화 시 분명히 하계 전지훈련까지 버스를 운전하고, 하반기 시합부터는 기사를 고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단장과의 전화통화에서도 같은 내용을 주장했는데, 나를 핑계로 전지훈련을 가지 못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한 사람을 완전히 매장시키려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필요시에는 사무국장과 김 단장과의 통화내용을 공개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양평FC 한 관계자는 “김 단장이 코치 한 개인에 대한 불만 때문에 출발 당일 전지훈련을 취소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전지훈련 중 강원도 지역 대학선수단과 연습경기도 잡아둔 상태였고, 숙박업체, 식당과도 맺은 계약이 틀어져 막대한 손실이 발생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취재 결과 강릉 숙박업소 등은 이번 전지훈련 취소에 따른 위약금으로 17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김 단장의 조치로 막대한 위약금이 발생할 지경인데, 김 단장은 이 위약금을 자신의 사비로 갚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치와의 불화 때문에 선수단 전체 훈련을 취소시킨 것은 과한 조치 아니었냐는 질문에 김 단장은 “애초 구단은 하계 전지훈련이 없었는데, 전반기 패배가 많아 승리수당이 남았기에 허락했던 것”이라며 “연습경기 2게임 외에는 전부 개인훈련인데 실질적으로 놀러 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단장의 이 발언은 현재 구단과 코칭스태프간 갈등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코치진이 하반기 리그를 대비해 준비한 전지훈련을 ‘놀러 가는 행위’로 인식하고 있고, 출발 당일 버스운전을 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취소시켰다는 그의 주장은 사실 여부를 떠나 현 코치진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경범 감독은 “단장님이 왜 이런 불신을 가지고 있는지 이유를 알지 못한다. 구단 성적도 늘 중위권 이상을 유지해왔고,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하는 유일한 K3선수단이라 다들 부러워한다”며 “코치에게 불만이 있더라도 자신이 승인한 전지훈련을 당일 취소시키는 것은 선수단 전체 사기를 크게 꺾은 것이고, 이것이 하반기에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한탄했다.

양평FC 구단과 코치진의 갈등은 이번뿐만은 아니었다. 양평FC 전 이사로 재직했던 한 관계자는 “올해 초 선수단 회식지원, 응원가 제작 지원 등 코치·선수단의 요구가 대부분 묵살됐다. 선수단과 단장의 갈등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단장·이사진과 사무국장의 전문성 결여로 구단의 미래상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라며 “창단 4년째임에도 제대로 된 서포터즈도 구성 못하고, 주민들은 개막식이 열리는 지도 모르는 등 양평FC에 대한 관심도도 낮다. 애초 창단 목적인 주민들의 주말 볼거리·즐길거리 제공, 유소년 선수단과의 교류 등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전문성을 갖춘 사무국과 구단 운영에 갑질이 아닌 진정한 지원을 하는 단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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