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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노병사(生老病死)

기사승인 2019.08.23  10: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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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근 양평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장

친구가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 나이 칠십이 되는 그녀 평생에 처음 받아보는 대수술이다. 고관절 수술은 대개 나이 들어 잘못 넘어져 부러졌을 경우에 하는 줄만 알았다. 그녀는 아직 아픈데 없이 쌩쌩했다.

그런데 이삼년 전부터 다리가 좀 아프다고 하더니 최근에는 걸을 때 너무 아프단다. 승용차를 타려면 오른쪽 다리를 손으로 들고 올려야 한다고 했다. 이성형 고관절 때문이란다. 그것은 운동이나 다른 방법으로는 좋아질 수가 없는 통증이라고 했다.

수술을 받기로 결정한 후 그녀는 의사를 만날 때마다 미소를 짓는다. 자신과 의사의 관계가 찌푸려지지 않도록 환한 웃음을 주고 싶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왕 수술을 하기로 했으니 수술이 잘되고 못되고는 자신이 걱정해서 될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그것 밖에 없어서 라고 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기가 늙었다는 것은 실감하지 못하는 듯 했다. 수술 전날 가벼운 마음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가 입원을 하였으니 말이다.

수술 받기 전날. 그녀는 나이 순서대로 수술을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수술이 처음이니 처음 듣는 소리였다. 하지만 노인을 배려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수술 받는 날. 아침 7시 반에 수술을 한다고 그녀를 태우러 이동침대가 왔다. 첫 수술이란다. 첫 수술이면 오늘 수술할 사람 중에 자신이 제일 나이가 많다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너무 충격을 받았다. 나이 칠십이지만, 그리고 수술을 받지만 자신은 아직도 늙은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기에 황당했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보다 더한 충격에 휩싸여 그녀는 수술실로 밀려들어갔다.

그 때를 계기로 그녀는 수명 대비 자신의 현 시점이 어디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퇴원한 지 한 달이 되어간다. 창밖으로 보이는 빈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린다. 11월 말의 풍경이 스산하다. 까치밥이라고 남겼던 몇 개의 감도 다 없어진 지 오래다.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이 사람의 숙명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천지만물이 모두 그렇다. 건강할 때는 모르고 지나쳤던 이 법칙을 깨달아 되돌아보았다고 했다. ‘생(生)’ ‘노(老)’도 지나 그녀는 지금 ‘병(病)’의 절기에 와 있다. 그런데 아직도 ‘노(老)’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했으니 철이 없었던 거다. 철딱서니 없는 그녀가 바로 나다.

거대한 코끼리에 쫓겨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을 치는 사람이 있다. 코끼리의 코가 사람을 덮치려는 순간 천 길 낭떠러지로 이어지는 구멍으로 떨어졌다. 구멍으로 떨어지면서 칡넝쿨을 잡아 다행히 낭떠러지로 떨어지지는 않고 구멍 속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게 되었다.

충격이 가신 뒤에 자세히 보니 굴 바위 틈 사이에서 꿀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 사람은 그 꿀을 받아먹으며 목숨을 지탱했다.

어느 날 위를 보니 흰 쥐와 검은 쥐가 교대로 칡넝쿨을 갉아먹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 사람은 꿀 받아먹는 재미에 빠져 칡넝쿨이 끊어지는 것을 잊고 살았다.

어디선가 본 글의 내용이다. ‘생’ ‘노’ ‘병’ ‘사’를 잊고 살던 나의 모습인 듯하다.

양평시민의소리 webmaster@ypsori.com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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