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양평공사 사태 속속 파헤치기①

양평공사는 지난 3일 ‘혁신결의 보고대회’를 열어 “200억원 출자를 하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할 상태”라는 충격적인 내용을 발표했다. 공사가 이렇게 된 주요 원인은 직원들의 책임도 있지만 그보다 경영진과 양평군 공직자들의 무능과 부패에 있다고 선언했다.

또, 공사를 해체하느냐 마느냐 하는 결정을 시민사회와 양평군, 양평군의회 등 삼자에게 돌렸다. 시민사회는 즉각 범군민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군의회와 군청은 16일 현재까지 아무런 공식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김선교 전 군수가 2008년 창립한 양평공사는 그의 임기 11년 내내 적자에 허덕이다 군납사기사건이라는 대형 악재를 겪으면서 끝없이 추락했다. 정동균 군수 취임 후 공사를 포함한 시민사회는 양평공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지만 민선7기는 공사개혁을 방치해 공분을 사왔다.

지난 3일 ‘혁신결의 보고대회’ 이후 공사의 존폐를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공사에 대해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군민은 없다. 그간 군과 공사가 진실을 왜곡하거나 감춰왔기 때문이다.

박윤희 신임 공사 사장은 지난 3일 대대적인 공사개혁을 천명하며 그간 감춰왔던 공사의 비밀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했다.

이에 본지는 공사 존폐를 논의하기에 앞서 반드시 알아야 할 점, 공사 적폐의 실체에 대해 3회에 걸쳐 기획․연재한다.

군민들의 판단에 도움이 되자는 취지이며, 지난 11년 쌓인 폐단을 알고, 그 원인을 제거해 양평공사가 새롭게 거듭나게 하자는 바람이다.

◆ 양평공사 적자, 왜 발생하나

양평공사가 지난 3일 ‘혁신결의 보고대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양평공사의 적자는 공사 전신인 ‘물맑은 양평 유통사업단’에서부터 시작됐다. 유통사업단 당시에는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국민적 인식부족 등의 이유로 유통 사업이 어려움을 겪었다.

김선교 전 군수는 지속적인 적자가 양산되는 친환경농산물 유통을 유지하기 위해 공사 설립을 결정했다.

초대 사장으로는 대기업 출신 유통전문가인 김경재씨를 영입했다. 하지만 결과는 나빴다. 특히 2009년 감자 등 농산물값 파동을 겪으며 83억41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그런데 김 전 사장은 당시 선후배 관계에 있던 김덕수 전 의원에게 “감자값 파동으로 큰 손실이 생긴 건 맞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며 “공직자, 지역유지 자녀들 다수가 직원으로 있어 유통관련 전문성이 떨어지고, 군청의 간섭이 심해 제대로 일할 수가 없다”고 고백했다. (공사 직원 부정채용 의혹은 5월24일자 ‘양평공사 10년 적폐’ 순서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초대 사장의 대형 적자 이후 또 다른 유통전문가인 고(故) 정욱씨가 2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문제의 군납사기사건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극의 주인공이다. 공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 전 사장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무리한 군납을 추진했고, 군은 부적절하게 추진한 계약 진행을 막지 못했다.

이 부분은 여전히 명확한 원인규명이 되지 않고 있다. 당시 군은 이와 관련한 감사를 진행했지만, 정 전 사장의 자살로 별다른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경영진의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이사회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점이다. 당시 군청 고위공무원들(전체 이사 5~6명 중 2~3명) 당연직 이사로 재직하고 있었고, 파견 근무한 공직자도 있었지만 이 불상사를 사전 예방하지 못한 원인은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

이후 군청 공무원들이 공사사장 대행에 나섰다. 이 시기(2012~2014년)는 손실금은 7800만원으로 지난 11년 중 가장 적지만 공사 최고의 암흑기라 할 수 있다. 군납사기사건을 어떻게 대처했는지는 철저히 감춰져 있다. 군납사기사건과 연계된 영동축협 돼지고기 납품 소송 또한 왜 항소심까지 가면서 이자 손실을 키웠는지 명확히 밝혀내야 한다.

또한, 이 시기(2013년)부터 회계감사에서 ‘한정의견’을 받았고, ‘광역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이라는 국가보조사업의 사업비를 유용한 것이 감사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2014년 김영식 전 양평부군수가 사장으로 취임했지만 군납사기사건 등 여러 문제가 밝혀지기는커녕 지속적으로 회계감사 ‘한정의견’을 받는 등 비정상적인 운영이 계속됐다. 전직 공무원의 관피아 인사의 시작이었다. 당시 김선교 전 군수는 “외부 전문가를 사장으로 영입했지만 결과는 나빴고, 공직자 출신이어야 믿을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

김영식씨 이후로도 황순창 전 사장을 비롯한 본부장 2명 등 경영진을 모두 퇴직 공무원으로 채용했고, 진실은 철저히 감춰졌다. 여전히 회계감사는 ‘한정의견’을 받았다.

군이 발주한 <양평공사 경영혁신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는 이 시기 지속적인 유통사업 적자, 신규 위․수탁 사업 적자, 방만 경영, 경영목표 상실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상의 결과를 요약하면 공사 적자의 원인은 ▲친환경농산물 유통사업 자체가 흑자를 내기 어려운 사업이라는 점 ▲양평군청의 부적절한 공사 사업 관여 ▲문제 발생 시 이를 해결할 시스템 부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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