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정 박사 인터뷰

강하면에 사는 김금정(70)씨가 지난달 20일 열린 경희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조리외식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날 학위를 받은 경희대 학생 중 최고령이다.

지난 13일 김금정 박사를 만나 1968년 경기여고 졸업 후 40여년 만에 다시 공부를 시작해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이유와 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축하드린다.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한 계기가 있다면… 가장 큰 것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진학을 못했던 한이다. 대학 시험이라도 보고 떨어졌으면 한이 남지 않았을 텐데.. “누가 등록금을 내준다고 대학시험을 보느냐”는 어머니의 말에 시험도 보지 못하고 포기해야 했다. 높은 학업수준을 자랑했던 경기여고에 다녔고,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졸업 후 가정을 꾸리고, 직장생활을 하며 대학진학의 꿈은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1999년 양평군에 내려와 한정식 집을 운영하면서는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2007년 여름 한 잡지에서 경희대 사회교육원의 존재를 알게 돼 진학을 결심했다.

▲주변 반응은 어땠나… “돌아서면 잊어버리는데 무슨 공부를 하느냐, 고생 말고 여행이나 다니자.” 처음에는 다들 말리기 바빴다. 58세, 분명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지금은 다들 멋지다고 말한다.

▲학교생활이 궁금하다… 석사 공부를 하던 때의 일이다. 한 교수님이 “나는 나이 많은 사람이 수업에 들어와 공부하는 걸 싫어한다”고 말했다. 젊은 사람의 자리를 뺏는 것에 대한 불편함의 표시였거나, 학위를 위해 대학원을 다닌다는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었을 지도 모른다. 억울하고 화도 났지만 교수님의 생각이 편견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게 지지해주신 고재윤 교수님의 믿음에 보답하고자 더 열심히 노력했다. 노력한 만큼 성적이 따라줘 석사는 4.175(4.3만점), 박사는 4.275(4.3만점)학점으로 졸업했다.

▲힘들었던 점은… 나이에 대한 편견과 다시 시작한 수학공부를 위해 통계과외를 따로 받는 등 소소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병마였다. 박사학위를 취득하는데 5년이 걸렸는데, 난소를 들어내는 수술과 폐암 수술 등 4차례의 크고 작은 수술을 견뎠다. 그 사이 남편이 세상을 떠나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그래도 공부를 이어온 힘은… 공부하는 즐거움을 다시 찾은 것이다. 학문에서 진리를 찾는 기쁨은 연애하는 즐거움에 비할 수 있다. 성취에서 오는 기쁨이 계속 공부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또 공부를 하면 할수록 기억력이 좋아지고 두뇌가 되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달 20일 열린 경희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조리외식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금정 박사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공해가 심해지고 첨가물이 많아지면서 점점 진솔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사회가 돼가고 있다. 바쁜 삶 속에서 레토르트 식품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는 반면, 건강식품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유기농 농산물을 사용한 건강소스와 즉석식품, 또 이번에 논문을 준비하면서 실시한 연구를 바탕으로 저염 건강식품 개발에 힘쓰고 싶다.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부에는 때가 없다. 학문도 일종의 ‘진리’다. 진리를 깨우치는 일에는 나이가 상관없다. 나이 때문에 공부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면 도전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꿈을 갖고 현실적인 노력을 하면 꿈이 언젠가 당신이 원하는 자리에 당신을 서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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