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공사 경영진단 중간발표회 지적

조직․인사․경영목표 등 총체적․전면적 개선 필요

도시개발사업 추가는 망하자는 것

양평 최대 논란거리인 양평공사의 현재 상태는 당장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할 수준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성 없는 도시개발사업을 추가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피력했다.

김철문 수석연구원이 양평공사 경영진단 중간보고를 하고 있다.

양평군은 지난 16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양평공사 경영혁신 연구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송요찬 군의회 부의장을 비롯해 박현일, 황선호, 전진선 의원, 최문환 부군수 및 군청 관계자, 양평공사 및 공사 노조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발표는 연구용역을 맡은 사단법인 한국미래산업연구원의 김철문 수석연구원이 설명에 나섰다.

김 연구원은 공사진단을 ▲조직운영 관점 ▲사업운영 관점 두 가지로 나눠 설명한 뒤 4가지 사업구조 및 조직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연구원 측은 조직운영 측면 진단을 위해 대형사업 현장 담당자, 공사 팀별 팀장, 노조 등 내부직원 인터뷰를 통해 주요 이슈를 도출했다. 공사 구성원들이 밝힌 문제로는 ▲대행사업 확대에 따라 기능 혼재 ▲대행사업 증가로 인력 급증에 따른 제약 ▲타 공사 대비 보수 낮고, 신입직원과 기존 직원 간 보수체계 합리성 부족 ▲승진인사 합리성 부족 ▲하위직과 상위직 소통 부족 및 신뢰도 낮음 등이다.

김 연구원은 “사업영역이 다 달라 내부경쟁 시스템이 쪼개져 업무가 형식화돼 전략계획을 세울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계획은 세우지만 실행은 따로 되고 있다. 즉, 개인별로 현재 업무만 처리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조직적 관점에서 보면 공사는 종합병동 수준”이라며 “조직, 인사, 성과관리 등 어느 한 분야가 아닌 전면적이고 동시다발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사업운영 분야에서도 부정적인 진단이 주를 이뤘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은 친환경농산물 유통사업, 환경기초시설사업, 대행사업 3가지로 혼재된 사업영역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조직분야 문제의 원인이기도 하다.

현재 공사의 사업들 중 사업성이 있는 것은 환경기초시설사업 뿐이다. 하지만 이는 군 환경사업소의 위탁사업이기 때문에 공사의 수익은 곧 주민세금과 연계되는 부분이라 전체적으로 보면 수익이라고 하기 어렵다.

사업 전망에서도 종합운동장 대행 이외에 모든 대행사업은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청운 맑은숲캠프와 용문산 오커빌리지의 경우 매각이나 민간위탁 전환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간 펜션업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동균 군수가 아무런 공론화 과정 없이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는 도시개발 사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그 이유로는 ▲기존 공사 사업과 낮은 연계성 ▲양평군 재정 및 공사 재무상황 상 사업 추진 어려움 ▲국내 경기 둔화로 사업성 저하 ▲각종 규제에 따른 사업 지연 가능성 큼 ▲도시개발사업 관련 전문성 없음 ▲기존 사업들의 체질 개선 시급 등을 이유로 들었다.

김 연구원은 “건설경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시점이고, 사업 혼재로 각종 문제가 있는 공사의 현 상황에서 왜 무리하게 도시개발사업을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정무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부분은 이해하지만 부채해결을 위한 도시개발사업은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4가지 조직․사업 개편안… “모든 사업 병행은 불가”

“도시개발 하려면 친환경농산물 유통 포기해야”

양평공사 경영진단 연구용역을 맡은 사단법인 한국미래산업연구원 김철문 수석연구원은 현 공사문제 해결을 위해 사업구조 및 조직개편안 4가지를 제안했다.

도시개발사업을 제외하고도 현재 3가지 사업분야로는 개선이 어렵고, 친환경농산물이나 환경기초시설사업 중 하나를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이다. 만약 도시개발사업을 꼭 하겠다면 친환경농산물유통사업을 포기해야 한다고 했다.

1안은 공사의 현행을 유지하면서 청운 맑은숲캠프나 오커빌리지 등 수익성이 없는 대행사업을 정리해야 한다. 도시개발사업 역시 포기해야 한다. 현행 1상임, 3본부 13팀을 1본부 1실 2처 8팀 1단으로 조직개편한다.

하지만 1안은 현행 공사를 조직개편만 하는 것으로 크게 개선될 여지는 없는 안이다.

2안은 모든 대행사업은 포기하고 친환경농산물유통과 환경기초시설에만 집중한다는 내용이다. 이럴 경우 조직은 1본부 1실 2처 8팀으로 간소화된다.

이 안은 공공성 사업에만 집중해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또한 기존 대행사업인 휴양림, 체육센터, 종합운동장 등을 민간에 위탁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자산가치 하락, 사후 유지보수 비용 증가 등의 문제도 있다.

3안은 가장 축소된 조직체계를 갖춘 제안으로, 환경기초시설을 환경관리공단에 위탁해 분리한다. 대행사업에서도 휴양림, 종합운동장, 체육센터 등 공공성이 높은 시설관리만 맡는다.

2본부 2처 6팀 2단으로 조직이 줄어들고, 농산물유통 사업 분야 신사업 발굴이 가능하지만 단기적인 수익창출은 어렵다. 또한, 기존 환경기초사업 직원들의 고용승계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4안은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대신, 친환경농산물유통을 포기하는 안이다. 이 경우 공사에서 시설관리공단으로 전환된다. 적자 양산의 큰 부담인 친환경농산물을 민간이나 농협 등으로 이관하면서 수익과 비용의 재무적 균형은 확보할 수 있지만 농민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또한 공단 전환시 발생하는 공사 부채 청산, 고용승계 등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김 연구원은 “양평공사는 지자체 공사․공단 중 아주 특별한 케이스다. 성격이 다른 각종 사업을 떠맡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도시개발사업을 맡으려면 기존 사업을 정리해야 하지만, 수익성이 낮은 도시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이달 말 관계자 심층 워크숍 진행 후 2월 중 최종 결과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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