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이만수, 해체 위기 단월중 야구부에 희망 전달

김용국 KT Wiz 코치와 두 아들도 동참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과 김용국 KT Wiz 코치

KBO 레전드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 지난 3일 단월중학교 야구부를 찾아 강연과 야구강습 재능기부로 선수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뿌렸다.

재능기부는 홍승기 단월중 체육교사가 최근 감독의 불법찬조금 조성으로 해체까지 거론됐던 야구부 선수들의 용기를 북돋워주기 위해 추진됐다. 이만수 이사장은 연말까지 일정이 꽉 차있어 시간을 내기 어려웠으나 딱한 사정을 듣고 인천에서 단월까지 한걸음에 달려왔다.

이번 행사에는 이만수 이사장의 고등학교‧대학교‧삼성라이온스 후배인 김용국 KT Wiz 코치와 김 코치의 두 아들(김동영 전 삼성라이온스 선수, 김동빈 전 한화이글수 선수)이 함께해 뜻 깊은 행사에 힘을 보탰다.

이 이사장은 ‘꿈을 꾼 사람만이 꿈을 이룬다’는 주제로 강연했다. 명강사로도 유명한 그는 야구를 늦게 시작해 남들보다 더 노력했던 경험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했다.

선수와 지도자로서 눈부신 성공을 거뒀지만 그 이면에는 문자 그대로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선수시절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는 그는 새벽부터 손바닥에서 피가 날 때까지 연습하고 매일 훈련하면서 느낀 자신의 장점, 단점, 보완해야 할 점 등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적었다. 이런 노력으로 청소년대표, 성인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프로 시절의 활약은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로 화려하다. 한국 프로야구 1호 안타, 1호 타점, 1호 홈런으로 시작해 최초 타격 트리플크라운(타율‧타점‧홈런왕), 최초 100호‧200호 홈런, 올스타 12회 선정(최다득표 4회), 골든글러브 5회 수상으로 그의 등번호였던 22번은 삼성 라이온즈의 영구결번이 됐다.

지도자로서도 메이저리그 코치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궜고, SK 와이번스 제4대 감독을 역임했다. 현재는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나눠주고자 헐크파운데이션을 세워 국내외에서 활발한 재능기부를 펼치고 있다.

그는 선수들에게 운동뿐 아니라 독서와 일기를 매일 쓸 것을 당부했다. 40년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기를 쓰고 있고, 늘 책을 가까이 해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신문 등 언론 매체에 칼럼리스트로도 활약하고 있다.

강연 후에는 실내연습장에서 김용국 코치 부자와 함께 강습을 진행했다. 빈틈없는 수비로 국가대표 유격수로 활약했던 김용국 코치는 야수들에게 수비에 대해 상세하게 가르쳤다.

김 코치는 “선수시절 이만수 선배와 야구용품을 자비로 마련해 여러 학교를 다니면서 학생들을 가르쳤다”며 “오늘은 캐나다에서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두 아들과 함께 행사에 참여하게 돼 더욱 보람되고 옛 생각도 많이 난다”고 말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포수 3명의 자세를 일일이 점검하고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선수들은 훈련하면서 궁금했던 점을 물었고, 그는 특유의 유머와 함께 유쾌하게 답했다. 슬럼프 극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선수의 질문에 “역경 뒤에는 반드시 기쁨이 찾아온다는 믿음을 가지고 고통도 즐기려했다”며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꿈을 향해 나아가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어수선했던 분위기 속에서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갖고 새롭게 희망의 불씨를 키웠다. 홍승기 교사는 “이만수 이사장과 김용국 코치가 선수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선사했다. 선수들이 두 분에게 큰 힘을 얻었으니, 단월중학교 야구부가 재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단월중학교 야구부 선수들이 이만수 이사장에게 키스를 날리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준혁아 반갑다~

백내장으로 한쪽 시력을 잃은 김준혁 선수가 이만수 이사장과 일년 만에 다시 만났다.

선수 중에는 이 이사장이 일 년 여전 여주 송삼초교에서 재능기부 할 때 만났던 김준혁(1) 선수가 그를 반갑게 맞았다. 이 이사장은 “준혁아 열심히 야구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다”며 꼭 안아줬다. 
다음날 열린 '2018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허구연 장학회 공로상을 수상한 그는 “어제 양평에 다녀왔는데 준혁이라는 학생이 있다. 양쪽 눈이 잘 안 보이는 학생인데 예전에 봤을 때보다 많이 좋아졌더라. 야구는 어려운 스포츠지만 재능을 가지고 노력을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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