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송언석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한부모가족 복지시설에 대한 내년도 정부예산 61억3800만원 삭감발언이 화제다. 그는 이 예산을 삭감하기 전인 지난 8월 자신의 지역구 예산 827억원을 확보했다고 홍보한 것이 알려져 더 큰 논란이 됐다.

송 의원은 이 예산을 삭감하는 이유로 “한부모가정의 어려운 환경과 상황엔 동의하지만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곤란하다”고 발언했다. 이에 예산을 상정한 차관이 “한부모 대다수가 양육, 생계, 가사에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결국 시설에 있던 아이가 고아원에 가게 된다”며 눈물까지 글썽이며 읍소했지만 그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송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난이 커지자 결국 사과에 나섰지만 국민들이 정치인에게 느낀 씁쓸함과 황망함은 오랫동안 가시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이런 말을 대놓고 하는 그는 순진하거나 덜 비겁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최근 양평에서는 자신을 감추는 비겁함까지 더한 뻔뻔한 이야기들이 나돌고 있다.

먼저 용문 장외발매소 유치추진위원회의 발언이다. 일부 주민들에 따르면 유치추진위원회는 찬성 서명을 받으며 ‘승마공원이 들어오면 세수가 100억원 이상 늘고, 일자리도 생기고 방문객 증가로 지역 경제도 활성화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런 주장의 진위는 드러내놓고 하질 않으니 확인할 길은 없다.

하지만 실제로는 승마공원은 화상경마도박장이며, 세수입은 10억원 안팎 수준이다. 이들이 이미 드러난 거짓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이유는 “도박이 뭐가 나쁘냐, 아이들이 이런 모습을 보고 자라서 악영향을 받는다면 그 아이들 탓이다”라고 대놓고 말할 정도의 뻔뻔함은 없는 탓이고(그런데 신문사 홈페이지는 익명이라서 그런지 이런 주장을 대놓고 댓글로 단다), 그런 말이 주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는 걸 자신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을 사실대로 말할 수 없는 이유로 유치추진위원회 공동대표들은 그들의 출정식에서조차 얼굴을 내밀지 못 했다.

또 다른 뻔뻔함의 예는 은혜의집 노사협의회다. 이들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법원이 복귀를 명령한 K(김종인) 이사장이 3개월 간 이사회도 못 열고, 3개 시설 원장을 불법으로 해임하려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또 법인 사무국장에 이전 직원을 채용했다는 등의 이유로 현 이사장단이 전원 사퇴해야 하고 양평군은 조속히 임시이사를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은혜의집 운영을 위한 노사협의회가 재단 운영에 대해 성명을 낸다는 것부터 적절하지 않다. 또한 현재 이사회의가 열리지 못하는 이유가 이 사태의 주범인 일부 이사들의 회의 불참에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노사협의회가 사실은 숨긴 채 이런 성명을 발표한 이유는 뭘까?

정의당의 주장대로 은혜재단 사태의 주범인 최아무 원장이 노사협의를 뒤에서 조정했다면 이번 성명서의 내용에 왜 이런 어이없는 주장이 담겼는지 이해가 간다.

최 원장 또한 용문 장외발매소 유치추진위원들과 마찬가지로 은혜재단을 사유화하려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낼 수가 없다. 그가 진실을 드러냈을 때 감당해야 할 사회적, 법적 제재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본인이 아닌, 노사협의회를 내세워 사실을 감추려 한다.

지난 28일 열린 화상경마도박장 반대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한 학부모는 최근 서명을 받으려 동분서주하는 자신을 보며 중학생인 아들이 뜬금없이 “엄마, 내가 엄마 사랑하는 거 알지?”라고 했단다. 중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들은 중학생 자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 것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잘 알 것이다.

뻔히 드러난 거짓을 감추며 거짓으로 위장한 뻔뻔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결코 가져보지 못할 감동적인 삶이 있다. 더 늦기 전에 이 감동의 대열에 참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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