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잔재물 검사 방법을 둘러싼 양평교육지원청과 지평중학교, 학부모 간 갈등이 2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 문제를 접한 대부분 주민들의 반응은 “도대체 뭐가 문제냐”는 것이다. 학교에서 공사를 진행하다 뒤처리를 제대로 못해 발암물질로 알려진 석면이 검출됐다면 다시 청소를 하고 검사를 진행하면 될 거 아니냐는 것이다. 당사자인 학교나 학생들이 원하는 방식이 있다면 들어주고, 학교나 교육지원청에서 지출해야할 비용이 부족하면 군이나 마을공동체인 면에서 십시일반 도우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이번 사태의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이면에 깔린 의식의 차이다. 양평교육지원청이 이 문제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잘 못 한 게 없다는 억울함이 깔려있다. 교육지원청이 진행한 것은 내진보강공사이고, 현재 경기도교육청의 매뉴얼에 따르면 잘 못 된 것은 분명히 없다. 학부모들도 교육지원청에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전국적으로 내진보강공사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지역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이런 상황을 경기도교육청에 전달해달라는 요구다.

그런데 양평교육지원청은 경기도교육청에 강화된 기준을 만들라달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는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학부모들이 요구하는 전자현미경템 방법은 적절하지 않아 세금낭비라는 논리다. 이런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지평중으로 찾아가 학생들에게 직접 설명을 하는가 하면 학교 관계자들을 소집해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논리싸움에 매달려 있는 셈이다.

이런 대처 뒤에는 양운택 교육장의 학교교육에 대한 인식이 깔려있다. 학교장이 중심에 서야 한다는 생각, 시민단체나 일부 학부모들이 전국적인 이슈를 만드는 게 목적이라는 오해 등이다.

교육현장에서는 무엇이 우선이어야 할까.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학생이 행복한 교육’, ‘학생중심·현장중심의 경기혁신교육’을 표방해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생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해왔다. 이번 사태를 대하는 교육지원청 관계자들의 태도 어디에서도 이런 철학을 체감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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