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나 남성 모두 나이가 들면 무엇보다 건강이 주된 관심사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기를 지나면서 변화하는 몸과 마음에 대해 걱정이 많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특정한 나이가 되면 주기적으로 생리(월경)를 시작한다. 이렇게 시작한 생리는 세월이 흐르면서 멈추게 되는데 그 시기를 폐경기라 한다. 즉 폐경은 여성의 생리가 끝나는 시기를 뜻하는 용어로 대개 12개월 이상 생리를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폐(閉)는 ‘닫히다’의 의미다. 즉, 월경이 닫혔다라는 뜻의 ‘폐경’은 여성의 역할과 생명이 닫힌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생리가 여성의 상징이며 본질인 것처럼 인식하는 경향을 반영하는 말이다.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는 여성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여성의 삶 전부는 아니다. 그럼에도 마치 여성의 모든 삶이 끝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다. 그러다 보니 페경기에 이른 여성은 몸과 마음이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남들이 바라보는 시선 뿐 아니라 여성 스스로도 매우 힘든 시기를 경험한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폐경이 아니라 완경(完經)이란 말을 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널리 쓰이지 못하는 현실이다. 완(完)은 완성의 의미다. 즉, 여성으로서 완성됐다는 긍정의 말이다. 생리가 멈추는 것은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몸의 자연스런 변화다. 나아가 임신과 출산으로부터 해방되는 여성을 의미한다.

폐경이란 말이 인생은 끝이라는 느낌을 준다면 완경은 인생의 완성이며, 또 다른 시작임을 의미한다. 완경기 여성의 행복을 위해서도 긍정의 단어가 필요하다.

- 최형규 서종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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