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년 만의 폭염으로 바닥을 드러낸 사탄천.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지 아이 몇이 바닥에서 물고기를 찾고 있다.

폭염경보 19일째. 더위가 계속돼도 축제는 멈출 수 없다. 사탄천이 바닥을 드러내고 따가운 햇살이 숨을 턱턱 막아 관광객의 발길은 줄었지만 축제를 진행해야 하는 사람들은 묵묵히 제자리를 지켰다.

‘제7회 양평물축제 대한민국 빙수페스티벌’이 지난 3~5일 옥천면 레포츠공원 및 사탄천 일원에서 열렸다. 수년간 축제를 진행하며 가뭄과 장맛비로 애를 태운 적이 많았지만 이런 폭염은 처음이었다.

지난 3일 오후 4시 축제장을 찾았다.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낸 사탄천은 인적이 끊긴 채 아예 펴지도 못한 파라솔과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만이 휘날렸다. 그래도 물놀이에 대한 아쉬움을 떨치기 힘들었는지 아이 몇이 하천 바닥을 뒤지며 고기를 찾고 있었다.

물놀이장(아수라장), 슬라이드 등은 레포츠공원 축구장 안에 차려졌다.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물놀이를 하며 즐거워했지만 호수로 계속 물을 공급하고 냉풍을 쏘아주지 않으면 금세 온탕으로 변하고 만다. 내리쬐는 땡볕과 씨름 하듯 물을 뿌리지만 물놀이장 바닥 역시 발을 딛기 힘들 정도로 금세 뜨거워진다.

땡볕에도 축제는 계속된다. 물놀이를 하며 즐거워하는 사람들.

‘아빠는 카누왕’ 등 일부 행사가 취소되고 111년 만의 무더위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진행요원과 자원봉사자의 노력으로 3일 간의 축제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아수라장, 맨손으로 고기 잡기, 청춘노래자랑, 불꽃놀이, ‘YP1318 스타와 함께하는 ONE IN 양평’, 축하공연 및 다양한 즉석 이벤트가 열렸다. 또 홍진영, 박구윤 등의 연예인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재국 축제위원장은 “이번 물축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행사를 준비한 주민들의 노력으로 안전사고 없이 마무리됐다”며 “행사 준비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지만 이런 부분들을 개선해 한층 더 성숙된 물축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계속되고 해마다 폭염과 가뭄이 반복된다면 양평물축제를 어떻게 이어가야할지 좀 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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