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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은둔 내지 감금 생활

기사승인 2018.04.27  11: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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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충우돌 양평정착기

안동권 출판인

양평에 살고부터 서울에 잘 나가지 않는다. 어쩌다 볼 일이 있어 나가도 서둘러 일을 끝내고 돌아오기 바쁘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양평에 온 뒤 한 동안은 서울을 자주 나갔다. 비교적 대중교통으로 가기 쉬운 종로나 강남 쪽에서 사람들을 만나 술이나 밥을 먹기도 하고, 서울까지는 아니더라도 구리나 하남 쪽으로 영화를 보러 가거나 대형마트에 물건을 사러 가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가는 횟수가 뜸해지더니 요즘은 서울은 물론이고 인근 도시에도 잘 나가지 않는다. 한마디로 은둔 내지 감금 생활을 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타의적이 아니라 자발적이란 사실이고, 불편하거나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라는 사실이다.

사람은 심심하거나 외로울 때, 또는 마음이 허 할 때 밖으로 나돈다. 심심하지도 않고 외롭지도 않고, 마음이 허 하지도 않다면 굳이 어디론가 가고 싶다거나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는 욕구도 잘 생기지 않는다. 양평 생활이 만족스럽다 보니 요즘 내가 딱 그렇다. 이웃과 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집 마당을 가꾸는데도 하루가 부족 하니 딱히 심심하거나 외롭다는 것을 느낄 틈이 없다. 시간이 나면 텃밭이나 마당을 가꾸고, 이웃에 차 마시러 갔다가 밥까지 얻어먹고, 어쩌다 그 집 소파에 드러누워 낮잠까지 자다가 저녁까지 얻어먹고 어두컴컴해서야 겨우 몇 발자국 떨어진 내 집으로 가는 일이 자주 벌어지는데, 뭐가 아쉬워 도시로 사람을 만나러 나가고, 요란한 조명이 눈을 어지럽히는 도심이 그립겠는가?

한편, 자발적이기는 한데 다른 이유로 은둔 내지 감금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림 같은 멋진 전원주택을 짓고 살면서도 이웃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그런 경우다. 전원에 살면서 이웃과 어울리지 않으면 그것만큼 불편한 것이 없다. 전원주택이란 것이 기본적으로 이웃과 어울리면서 살도록 설계되어 있는 주거 형태기 때문이다. 도시의 아파트란 것이 이웃과 어울리지 않고도 편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아파트란 주거 형태가 원래 그런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과 마찬가지다.

홀로 산 속에 외따로 떨어진 집이 아니라면, 대개의 전원주택이란 것이 마당에만 나가도 앞집 옆집, 경우에 따라 뒷집까지 보인다. 그런 상황에서 이웃과 어울리지 않게 되면 여간 불편하지 않다. 날마다 마주치는 이웃들과 대면 대면하게 지내다보면 어느 순간 자기 집 마당에도 잘 나오지 않게 된다. 더욱이 자기만 빼고 다른 이웃들은 교류가 활발하다면 그 불편함은 더 심해진다. 마당에 나가 풀이라도 뽑고 있는데, 이웃집 마당에 동네 사람들이 모여 차를 마시며 수다라도 떨고 있어 보라. 그 무리에 함께한다면 그들의 수다는 정겨움이 넘치는 넉넉한 모습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신의 전원생활을 방해하는 소음이 되고 만다. 이런 일이 잦다보면 자연히 밖에 잘 나오지 않게 되면서 뜻하지 않게 감금 생활을 하게 된다. 이런 경우, 결국에는 집을 팔고 이사를 가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전원생활을 하다 보니 사람에게서 받는 즐거움과 위안이 가장 크다는 것을 날마다 몸으로 느끼면서 산다. 멋진 집에서 멋진 경관을 바라보고 사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정원을 멋지게 가꾸고, 정성스럽게 텃밭을 가꿔 싱싱한 채소를 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멋진 경치도, 예쁜 정원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봐야 즐겁고 행복하다. 마당의 텃밭도 가꾸고 수확하는 재미는 하루 이틀이고, 수확한 것들을 이웃과 나눠 먹을 때가 더 즐겁고 더 행복하다.

 

양평시민의소리 webmaster@ypsori.com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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