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 나의 직업㊻ 음향엔지니어

백승우(40) 사운드스케치 대표

음악은 물론 영화, 드라마, 게임 등에도 사운드가 중요해짐에 따라 주목받고 있는 음향엔지니어는 쉽게 말하면 음향장비로 소리를 조작하는 사람이다. 크게 영화나 드라마에 들어가는 소리를 만드는 레코딩 엔지니어, 콘서트·뮤지컬·행사 등을 진행하는 라이브 엔지니어, 음향·영상 시스템 설계 및 컨설팅을 하는 인스톨 엔지니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지난 14일 ‘갈산 누리봄 축제’ 현장에서 백승우(40) 사운드스케치 대표를 만나 라이브 엔지니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음향엔지니어가 된 계기는… 어려서부터 만지는 것, 공연 보는 것을 좋아했다. 고3 가을에 씨름행사장에 스피커 설치하는 모습을 보고 관심이 생겨 업체 연락처를 달라고 했다. 부모님이 대학진학을 원하셔서 방송산업학과에 진학했는데, 입학해보니 내가 꿈꾸던 수업이 아니었다. 빨리 현장에 나가고 싶은 욕심에 1학년 겨울방학에 연락처를 들고 업체를 직접 찾아갔다. 다행히도 찾아간 업체는 음향계통에선 큰 규모의 회사였고, 현장에서 연락처를 받아간 학생이 진짜로 찾아온 걸 신기해했다. 그때부터 20년째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음향엔지니어가 되려면… 학력이나 전공의 제한은 없지만, 전문대학이나 대학교의 음향 관련 학과를 졸업하는 것이 유리하다. 아카데미나 전문학원에서도 교육과 훈련을 받을 수 있고, 음향 렌탈업체에 들어가서 일을 배울 수도 있다. 현장에서 배우는 게 제일 크다. 수업만 들으면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큰 의미가 없다. 음향의 기초이론과 전문기술을 제대로 익히고, 음악을 많은 듣는 게 도움이 된다.

▲어떤 일을 하나… ‘갈산 누리봄 축제’ 같은 소형 행사는 음향엔지니어 한 명과 스테이지 엔지니어(스텝) 등 4명 정도가 한 팀으로 움직인다. 행사 3시간 전에 현장에 도착해 장비들을 설치하고 튜닝(조율)을 해 놓는다. 행사가 시작되면 스텝들은 스테이지에서 무대 변환에 따라 마이크의 밸런스와 크기를 조절한다. 6년 동안 ‘열린음악회’를 진행했는데 그런 행사는 관객석까지 150개의 마이크를 설치한다. 스텝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음향엔지니어는 반주, 노래부터 수많은 현장의 소리들이 어울려 관객에게 전달되도록 음향장비(믹싱콘솔mixing console)를 조작하는 역할을 한다.(소리는 각 마이크를 통해 믹싱콘솔로 들어가서 파워앰프를 거쳐 스피커를 통해 밖으로 나온다. 적절하게 소리를 조절하고 확성해야 청중에게 제대로 감동을 줄 수 있다.) 라이브는 날씨도 변수인데, 추운 날은 소리가 거칠고 바람이 불면 소리가 왔다 갔다 한다.

▲근무조건은… 음향렌탈업체를 기준으로 평균급여는 직원은 120만~150만원, 과장은 180만~200만원, 팀장은 250만~300만원 정도다. 대학 졸업하고 바로 현장에 나온 친구들 중에는 잠 못 자고, 밥도 제때 못 먹고, 눈·비 맞으면서 왜 이렇게 일 해야 하나 적응 못하는 경우도 있다. 라이브, 공연, 축제, 이벤트, 방송을 따라다니다 보면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경조사를 챙기기 힘들다.

▲보람 있을 때는… 오늘 같은 경우 방금 전에 마술공연을 했는데 아이들이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장애인들이 덩실덩실 춤추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사람들이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전망은… 현재 40대 엔지니어가 많지 않아 지금 시작하는 20~30대에겐 나쁘지 않다. 음악을 좋아하고, 컴퓨터나 네트워크에 관심이나 소질이 있는 젊은이들이 도전해볼 만한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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