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준 금융전문가

올 초 국제금융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준비제도)이 드디어 금리를 올리는 결정을 했다. 기존보다 0.25%를 올려 미국의 기준금리(콜금리)를 1.50~1.75%로 결정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게 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일까? 근원적 이유를 따라가 보자면, 미국의 달러가 전 세계의 기축 통화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기축 통화 기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석유가 달러로 결제된다는 사실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 원인이다. 에너지 없이 살 수 없다면, 달러 없이는 살 수 없는 시스템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기축이 된 달러는 에너지 거래에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된다. 전 세계 금융거래의 상당 부분을 달러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인데, 유로화나 엔화가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여전히 기축의 외곽에 머물고 있다. 최근 중국과 미국이 으르렁거리는 것도 금융적으로는 화폐의 전 세계적 패권, 즉 기축 통화 자리를 지키고자 하는, 또는 빼앗고자 나타난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왜 중요한 지로 돌아가 보면, 한국의 무역거래와 금융거래가 모두 달러로 이루어지고 있고, 달러로 투자된 한국 자산의 규모도 실로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1998년 IMF 외환위기를 통해 달러가 없을 때 나라가 어떻게 되는 지를 깊이 체험했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가 10년 만에 역전됐다. 그리고 미국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올해 3번, 내년에 2번 정도 금리를 올리게 될 것인데, 내년도 미국금리는 3% 가까운 수준까지 올라가게 될 것이다. 한국은행도 미국 금리 올라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최근 연임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인사 청문회에서, 2번 정도의 금리 인상은 긴축적인 것이 아니라고 발언했다. 이 말은 머지않은 장래에 금리를 두 번은 올릴 수 있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즉, 한국의 기준금리가 현 1.5%에서 2.0%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내년도엔 물가와 경제 상황에 따라서, 선진국과 보조를 맞출 경우 2.5%로 상승하는 게 불가능한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이럴 경우 가장 우려되는 자산은 어디가 될 것인가? 이미 채권시장은 장기 강세장이 끝나고 약세장이 시작됐다. 금리가 그동안 낮은 수준에서 본격적인 상승 국면으로 진입할 경우 채권에 이어 부동산 시장 또한 엄동설한이 시작될 수 있다.

작년 말 한국은행이 금리를 한 차례 올리자,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더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을 경험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실제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시중 실세 금리가 알아서 따라 오르는 경향이 있다. 지금은 2~4%대에 포진된 시중은행 담보대출이 조만간 3~7% 사이로 변하게 될 경우 부동산 시장 전망이 밝기는 어려울 것이다. 여러 자산 중 가장 큰 폭의 레버리지(대출 차입)를 사용하는 자산이 부동산이기 때문이다. 누가 자기 돈만으로 부동산을 사는가?

미국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경우 그야말로 자기 돈만 가지고 부동산을 살 수 있는 사람들만으로 시장이 움츠러들 수 있다는 점은 부동산 투자자들이 금리에 민감해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거기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억제로 집중되고 있다.

금융시장에 이런 격언이 있다. “정부 정책에 반하지 마라.” 정부가 마음을 먹고 밀어 붙이고 있고, 전 세계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부동산 시장에선 가장 큰 악재가 등장했다는 얘기다. 부동산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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