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 이의신청, 무소속 출마도 고려”
여주시 당원명부 유출로 경선 일정 연기

자유한국당 양평군수 후보 공천에서 강병국‧송만기 후보가 컷오프되고, 여주시는 당원명부가 유출되면서 경선 일정이 연기됐다. 강병국 후보는 중앙당에 이의를 신청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비민주적인 공천 과정에 대한 비판이 일면서 지방선거의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강병국 자유한국당 군수후보가 공천심사에서 컷오프됐다. 사진은 지난 2월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지난 10일 6·13 지방선거 후보자 결정을 위한 경선지역 25곳을 발표했다.

양평군수는 강병국, 송만기 예비후보가 경선 컷오프됐고 전진선, 한명현 예비후보 양자 대결이 결정됐다. 이에 대해 강병국 예비후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강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유지해왔고, 해당 행위를 한 적도 없는데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11일 중앙당에 이의제기서를 접수했고, 만약 재심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양평의 변화를 갈망하고 본인을 지지하는 당원과 군민들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강 후보의 주장대로 본지가 지난 2월과 3월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강병국 예비후보는 한명현, 전진선씨와 박빙의 결과가 나온 바 있다. 2월 전체 군수후보 적합도 조사는 강병국, 한명현씨가 오차범위 내에서 동률 1위를 기록했고, 3월 자유한국당 내 군수후보 적합도 조사는 한명현(20.4%), 강병국(18.0%), 전진선(17.2%) 순으로 오차범위 내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앙여론조서 홈페이지 참조)

그럼에도 공관위는 강 후보를 컷오프시켰다. 자유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지역에서는 4명을 모두 경선 대상자로 선정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공관위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강 후보의 탈락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는 분위기다. 한 주민은 “총선을 준비하는 김선교 군수가 자신의 뒤를 봐 줄 차기군수로 강병국을 내세우긴 어렵다. 경쟁력 있는 강 후보의 경선 참여를 막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공천 결과를 두고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자유한국당원은 “당 내부에서도 공직자 출신 불가론이 거세다. 이런 상황에서 강 후보를 컷오프시킨 것은 김 군수의 명백한 악수”라며 “이대로 경선을 치른다면 명분과 지지 모두 잃고, 도‧군의원 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여주시장후보 공천 과정에서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여주지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여주시장 예비후보인 이충우씨가 ‘여주 자유한국당의 발전과 시민이 행복한 여주시를 저 이충우가 반드시 보여드리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여주지역 당원들에게 보냈다. 문제는 이 문자가 타 후보 측 추천으로 가입한 신규당원에게까지 발송된 점이다. 문자를 받은 복수의 당원들은 “이충우 후보를 만나거나 본 적도 없는데 문자가 왔다”며 “이는 당원명부가 유출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의혹을 드러냈다.

여주지역은 원경희, 이충우, 최봉순 등 3자 경선으로 후보자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경기도당이 경선을 위해 각 후보에게 당원명단을 공개하기 전에는 후보자들은 자신이 추천한 당원 외에 타 후보 추천 당원의 정보는 알 수 없다. 즉, 경기도당이나 지역 당협위원회에서 명단이 유출됐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당협위원회와 이충우 후보는 “어떤 경로로 명단이 왔는지 모르겠다”는 입장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여주지역 한 기자는 “자유한국당 당원모집 현수막에 이충우 예비후보의 전화번호를 기재했고, 당원들의 문제 제기에도 수개월 간 현수막을 철거하지 않아 김선교 당협위원장이 이충우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며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차기 총선을 위해 지지율이 높은 원경희 현 시장보다 이충우 후보가 되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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