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립미술관은 올해 마지막 프로젝트 ‘열정(passion)展’을 오는 15일 개막한다.

이번 전시는 3개의 프로젝트 전시를 열정(PASSION)을 주제로 하나로 통합한 전시다. 하나는 배동환, 홍용선 두 작가를 초청해 창작배경과 지역문화 속에서 창작활동을 짚어보고 시각예술의 본질, 근원의 영역에 좀 더 의미를 부여하는 원로작가전이다. 다른 프로젝트는 동시대 미술가들을 초청해 지역미술과 수평적 활동을 도모하고 확장하려는 취지를 담은 동시대 현대한국미술가전이다. 세 번째 프로젝트는 가능성의 영역으로 향하는 빛의 예술가들의 실험을 창의미술 즉, 인터렉티브 아트(Interactive Art)를 비롯한 영상미디어 설치전시로 펼치는 Light Now전시다.

 

▲ 양평을 빛낸 원로작가展… 배동환, 홍용선

양평으로 화가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1980년 후반이다. 스스로 창작예술자생의 길을 찾아왔던 것으로 볼 때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미술인단체가 생겨났고, 다양한 형식으로 전시를 열면서 지역미술문화가 태동했다. 2011년 12월16일, 양평군립미술관이 개관하면서 현대미술의 중심이 중앙집권적인 전시활동에서 지역으로 확장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양평을 빛낸 원로작가전’은 지난 2012년부터 프로젝트 형식의 연대와 협력 속에 창의적이고 완숙된 작업을 모토로, 선후세대간 유대감을 나눠온 전시다. 이번 원로작가전은 배동환(서양화가), 홍용선(한국화가)의 개인전 형식으로 진행된다.

배동환作_ 우리들의 성지, 291x218.2cm 캔버스위에오일 2017

배동환은 첫 개인전을 1976년 광주 YMCA 전시관에서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77년 서울 현대미술초대전과 역대 국전 수상작가전에 초대되면서 미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는 민중미술작가로 불릴 만큼 민주화와 민중미술이 그의 삶을 관통했고, 존재하는 자(者)로 고통과 상흔을 화폭에 담아내는데 집중했다. 이러한 정황 속에서 작품은 성지(聖地)시리즈 즉, 대상으로서 구덩이(Pits, Hole)형상으로 펼쳐지는 작품들이 주를 이루는데, 생의 윤회 즉, 생성과 소멸의 상징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홍용선作_ 양평4계(四季) 남한강의 겨울, 72X60cm 스티로폼(수묵,채색) 2017

홍용선은 초기작에서 밝음과 어둠의 대립구조 즉, 여명과 미명의 시각에서 찾아볼 수 있는 빛의 철학을 통해 수묵회화의 정신성을 재해석해 보여줬다. 특히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듯 추상양식을 주도했던 1970~80년대를 빼고 나면 관념산수와 실경산수를 오가는 한편, 용필(用筆)과 용묵(用墨)의 능숙한 솜씨로 전통을 살리면서 산수화의 리얼리티를 모색하려는 일념을 보여 왔다. 이러한 작품세계는 대체로 80년대를 전후해 해외문화현장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감회를 다루고자 인물을 등장시켰으며 지구촌 다양한 문화유적들과 만나면서 작가의 감정을 결합하려는 의도가 돋보이는 시기였다. 1990년대 들어 산수와 인물, 정서를 통합하기 위한 다각적인 실험들은 수묵회화의 서정성을 나타내기 위해 새로운 소재를 수묵기법과 구성의 다양성으로 표현하는데 주력했음을 말해주는데, 역시 음양효과로 인간 삶의 존재와 감정을 수묵세계에 융합하고자 했다.

 

▲ 동시대 현대한국미술가展… 1932~51년생 미술가 집중조명

서용선作_ 전기의자 electric chair

'동시대 현대한국미술가전’은 현대한국미술 성장기에 왕성한 활동을 해온 미술가(1932~51년생)를 중심으로 기획된 전시다. 작가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기존의 규정과 전통, 권위와 대척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의 영역을 향해 기본적인 조형의 행위를 생각하고, 형식을 선택하여, 창작을 해오고 있다. 이런 창작에 관한 서술적 가치가 오늘날에도 예술의 특징으로 정착, 또 다른 창작행위의 가능성에서 탐색해야한다는 데에 공감을 얻고 있다.

전시 작가는 강정완, 곽남신, 김구림, 김형대, 전수천, 서승원, 서용선, 신성희, 신현국, 윤명로, 이승택, 임무상, 한운성, 홍석창, 제이영, 장클로드 메이나드 등이다. 이들은 국내외 비엔날레(Biennale) 또는 프로젝트(project)에 초대돼 창작활동을 해오고 있는 작가로서 아트페어(Art Fair)나 아트마켓(Art Market)의 일반경향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내부의 발언과 표현에 충실하며, 고유한 자신의 세계를 개척하고 자유로운 조형언어를 개발해왔다.

 

▲ ‘Light Now展’… 과학과 예술의 만남

지층과 슬로프공간에서 전시되는 ‘LIGHT NOW전’은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주제로 다양한 라이트 아트(Light Art)와 인터렉티브 아트(Interactive Art) 또는 설치미술(Installation Art), 키네틱 아트(kinetic art), 목조조형 등 빛을 직접적인 매개로 삼은 작업부터 첨단IT기술을 예술의 신기원으로 삼은 작품까지 다양하다.

전시 작가는 강수정, 김범수, 김정삼, 노해율, 신도원, 신성환, 송은서, 송은성, 심영철, 오창근, 이상헌, 이은숙, 한기창 등 10명으로 대량 소비사회의 병폐인 쓰레기와 산업폐기물을 미술의 주요 소재로 사용해 생산과 소비, 소비와 재생의 순환구조를 담은 작품과 하이테크(high tech)기술을 예술에 접목한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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