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O탐방- ‘양평군민포럼’

김현구 양평군민포럼 회장은 젊은층의 애향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평에 기관·단체는 많지만 군의 지원을 받지 않고 사회적 소임을 다하는 단체는 많지 않다. 혈연과 지연, 학연으로 얽혀있는 양평 지역사회에서 쓴 소리를 하기는 더더욱 쉽지 않다. 강력한 압력이 아닌 모니터링과 정책제안으로 양평사회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하는 NPO단체 ‘양평군민포럼.’ 지난 22일 양평읍 사무실에서 김현구 회장을 만났다.

 

▲ 창립동기가 궁금하다… 양평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애향심을 갖고 21세기 변화에 대응해 지역발전을 이루자는 취지로 52명이 모여 1997년 10월22일 창립총회를 열었다. 1대 회장은 김승남 도의원이다. 고건덕 양평물맑은상인회 회장, 이희영 씨 등 지역사회 오피니언 리더였던 30대 사업가, 자영업자들이 주축이었다. 자연스레 남성모임이 되었다.

 

‘양평어린이큰잔치’는 2000년부터 진행해온 양평군민포럼의 대표적인 사업이다.

▲ 현재 회원 규모와 조직구조는… 현재 회원은 44명이고, 30~40대가 대부분이다. 임원진, 집행위원회, 자문위원, 고문, 사무처 등으로 구성돼있다. 임원은 선출로 뽑히지만 대개 부회장, 수석부회장을 거쳐 회장직을 맡는다. 자문위원과 고문은 정동균 더불어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장, 김승남 도의원, 이태희 씨 등 전임회장 12명으로 구성돼있다. 사무처는 지역경제국과 사회복지국으로 구성돼있다. 양평은 환경문제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곳이라 예전에는 환경국이 따로 있었는데 회원수가 줄면서 지역경제국에서 포괄하고 있다. 운영은 가입비와 회비, 특별회비로 운영된다. 초창기엔 가입비 50만원, 월회비 5만원이었는데 여러 포지션의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히기 위해 현재는 가입비 20만원, 월회비 3만원으로 낮췄다.

 

▲ 어떤 일을 하나… 가장 대표적인 게 어린이날 전후로 이틀간 열리는 ‘양평어린이큰잔치’다. 2000년 고건덕 회장 때 시작했는데 어린이날 갈 곳에 없는 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외부 지원 없이 회비로 행사를 개최했다.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현재는 군에서 재정적인 지원을 받고, 양평군교원총연합회와 공동주최하고 있다. 2009년 송요찬 회장 때는 폐건전지, 폐형광등 배출 모니터링을 통해 읍·면사무소와 아파트 수거함 설치를 제안해 실시하게 됐다. 행사수익금 등으로 다문화가정 친정 보내주기 사업을 2011~2015년 진행했고 지난해부터는 후원금을 지원한다. 이밖에도 4대강 자전거길 관리 모니터링 등 지역 실태조사와 갈산공원 제초작업 등 지역봉사, 회원들이 제안한 봉사활동 등을 함께하고 있다.

 

회원들은 지역사회에 필요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진행한 단월화장실 공사.

▲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려고 하는가… 양평군민포럼은 중앙 네트워크가 있는 전국단위 단체가 아니다. 군 단위 자생적인 비영리단체로 군의 보조금 없이 운영되는 민간단체다. 젊은 개인사업가와 자영업자의 모임으로 환경, 경제, 복지 등 지역사회 문제 모니터링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고 제안하는 일을 한다. 12개 읍·면의 폐건전지와 폐형광등 조사의 경우 모니터링 해서 군에 제안했더니 용역을 줘야하는 일인데 고맙다는 얘기를 들었고, 아파트로까지 확대돼 보람을 느꼈다. 4대강 자전거길 관리실태를 조사해 군에 제안하기도 했다. 지역문제에 대해 모니터링은 하지만 적극적인 압력행사까지는 하지 않는다. 군의회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링도 하지만 제안해서 답변 받는 것까지를 우리의 역할로 생각하고 있다. 군과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상생’을 추구한다.

 

▲ 올해 중점사업은… 1월에 사무국별 모임을 갖고, 2월 워크숍을 통해 연간 사업계획을 확정한다. 올해 사회복지국은 저소득 가정 및 어린이에게 기금과 물품 지원, 나눔 바자회 기금조성, 사랑의 밥상 등을 진행했다. 지역경제국은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링, 갈산~회현리 구간 명품꽃길 조성, 이주민과 원주민의 갈등에 관한 실태조사와 정책제안 등을 진행했다. 이주민과 원주민 갈등에 관한 실태조사는 회원이 제안한 사업이다. 회원 전체가 지역을 나눠 4월5일~7월10일 12개 읍·면사무소, 이장단회의, 노인정 등을 통해 414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고, 이정수 지역경제국 국장이 귀농귀촌센터가 잘 운영되는 타 지역 사례를 조사했다. 그 결과를 자료로 만들어 7월31일 김선교 군수님과 면담을 진행했다. 다음달 12일에는 전문가를 패널로 초청해 이장, 귀농·귀촌지원센터 관계자, 지역민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 결과까지 반영해 군에 정책제안을 할 예정이다.

 

‘이주민과 원주민의 갈등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지난 7월 김선교 군수와 간담회를 가졌다.

▲ 지역에서 활동하며 어려운 점은… 재정이 넉넉하지 않다. 어린이날행사를 10년 이상 진행하고 있는데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해도 재원이 문제다. 올해 포럼 1500만원, 군 지원금 3500만원으로 이틀간 공연과 행사를 진행했는데 포럼에서 수익사업 하는 줄로 오해하는 분도 있고, 사익을 추구하는 단체도 있어 조율이 힘들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신규 회원 가입이다. 82년생이 마지막 기수다. 젊은이들은 공부나 막연한 동경심으로 서울로 떠나고, 양평에서 먹고 살 수 있어야 들어오는데 힘들다. 양평의 직장인은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이 대다수인데 특성상 시민단체 활동이 어렵다. 회원이 다양해졌으면 해서 가입비와 회비를 내리고, 신문에 회원모집 광고도 내봤지만 전화 한 통 못 받았다. 여느 단체처럼 폼도 안 나고 NGO활동이 뭔지 젊은이들 의식도 부족하다. 예전 양평토박이들은 애향심이 강했는데 요즘은 달라진 것 같다. 시민단체는 날카로운 지적도 해야 하는데 양평에서 먹고사는 입장에서 열정 없으면 활동하기 쉽지 않다. 기존 회원들은 주인의식을 갖고 ‘일당백’의 마음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