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이 고마코 지음, 북뱅크(2017)

문득 한밤중에 잠이 깬 한나. 무서워서 옆 침대에서 자는 언니를 흔들어 깨웠지만 언니는 일어나지 않아요. 한나는 고양이 치로와 아래층 화장실에 갔다가 냉장고를 열어 치로에겐 우유를 주고, 자기는 체리를 꺼내 먹어요. 가족 모두 자고 있기에 처음엔 무서웠지만 한나는 이제 자유를 느낍니다. 평소엔 마음대로 만지지 못하는 언니 인형도, 언니 오르골도, 언니 공책이랑 색연필이랑 필통도 살짝 한나 침대로 가져와 이불을 뒤집어쓰고 한참을 놉니다. 그렇게 놀다가 아침을 맞이한 한나는 언니 발치에서 잠이 들지요.

어쩌다 아침에 부엌이나 아이들 방에 가보면 자기 전엔 없었던 흔적들을 발견하곤 합니다. 어른들이 잠든 뒤에 아이들이 무엇을 했을지 짐작이 되지요. 한나의 부엌에서는 체리 파편이, 한나 침대에서는 언니가 아끼는 물건들이 발견되겠지요. 그렇다고 크게 뭐라고 할 일은 아닙니다. 모두가 잠든 사이 혼자 용기를 내어 집안을 탐험하며 아이는 또 한 뼘 자랐을 테니까요. 이렇게 귀여운 아이의 모습을 예쁘게 담아낸 그림책, <한밤중에 아무도 몰래>입니다.

- 용문산동네서점 ‘산책하는 고래’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