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립미술관은 지난 3일부터 가을 프로젝트 ‘양평신화 찾기展’을 열고 있다. 양평의 문화유적과 오늘의 양평인을 테마로 한 작품전이다. 그런데 이번 전시회에는 김선교 군수와 정병국 의원을 작품화한 ‘시원(始原)의 정원’과 ‘트라이 페이스(Tri-face)’가 전시됐다. 지난 12일 열린 개막식에 두 사람 모두 참석해 자신이 등장하는 작품 앞에서 환히 웃으며 기념사진까지 촬영했다.

오늘의 양평인을 거론하는데 현역 군수와 국회의원이 등장하는 것이 적절한 지는 가치관과 예술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문화예술계에 관심 있는 군민이라면 작품으로 승화된 그들의 모습을 맘 편히 감상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군립미술관은 지난해 12월 위탁업체인 (사)문화문이 계약기간을 1년 남기고 위탁을 포기하면서 양평미술인협회가 새로운 위탁업체로 선정됐다. 당시 미술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미술관에 대한 갑작스런 특별감사가 보름간 진행됐고, 미협 관계자들이 미술관 관장을 찾아와 성토성 항의방문을 이어가자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고 한다. 군에서 운영비와 사업비를 지원받는 양평미협이 미술관 위탁업체로 선정되는 일련의 과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군수와 국회의원을 작품으로 내건 이번 전시를 순수한 마음으로 대하기 힘들다.

게다가 계약기간을 못 채우고 위탁업체가 바뀌는 일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한 야영장 위탁업체 대표가 군의 행태를 비판하는 장문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몽양기념관 사태 또한 여전히 진행 중이다.

위탁업체 교체가 빈번히 진행되는 상황이라면 선정된 업체들은 군에 어떤 입장을 취할까? 세상사 흘러가는 순리를 따져보면 누구나 짐작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던 차에 진행된 이번 전시는 세간의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순수한 마음으로 작품을 창작한 작가들에게는 사과와 위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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