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영민 특수교사

장영민 양일고 교사

양일고등학교 전환교육실(장애학생반)을 맡고 있는 장영민 교사가 지난 9월 ‘2017 대한민국 나눔 국민 대상’에서 보건복지부 장관표창,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1월 발표하는 ‘대한민국 인성교육 대상’ 최종후보에도 올랐다. 그는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서로에 대한 편견을 깨고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는 통합교육을 위한 인권활동은 물론 지역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양일고를 찾아 장영민 교사를 인터뷰 했다.

▶ 수상 소감은… 수상 통보만 받고 아직 시상식은 하지 않았는데 소감을 말하려니 쑥스럽다. 예상 하지 못한 상황에서 받은 상이라 실감나진 않는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통합교육의 성과를 공감해주신 것 같다. 부족하지만 장애인, 다문화 가족, 기타 사회적 약자에게 가지고 있는 편견을 해소하고 ‘나+너=우리’ 라는 지역가족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일조하고 싶다.

▶ 통합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양일고 학생 동아리 ‘투게더’는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가르쳐준다. 취업을 위해 바리스타 공부를 하고 있는 장애학생들은 커피에 관심이 많은 비장애학생에게 커피추출, 라떼아트 등을 알려준다. 파워포인트, 엑셀 등의 컴퓨터 활용능력이나 e스포츠대회 종목 게임 기술을 알려주기도 한다. 비장애학생은 장애학생에게 취업시 필요한 계산하는 법 산수를 알려준다. 학교에서는 카페를 만들어 이들이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카페에서 주문을 받고 장애학생들이 커피나 에이드 등을 만들어 내는 모습에서 편견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9월에는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한조가 돼 경기를 치르는 e스포츠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을 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의견충돌도 있었지만 서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지역축제에도 같이 참가해 장애학생들은 바리스타(핸드드립체험)를, 비장애학생은 미술 상담을 제공하고 인권활동 전시도 하면서 장애인식개선 및 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편견도 불식시키는 활동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 비장애학생의 인식 변화를 어떻게 느끼는가… 투게더 활동을 통해 비장애인학생들이 사회복지나 심리치료, 심리학에 관심이 생겨 진로상담을 하러 오는 예가 많아졌다. 상담을 통해 심리학과나 특수교육과, 사화복지과로 진학을 한 학생들도 있다. 관련분야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기 위해 딴 직업상담사, 감정코칭 등 관련 자격증이 80개가 넘는다.

나 자신도 많이 바뀌었다. 이전까지는 특수학급 학생들만 내 학생이라고 생각했다. 일반학급 학생들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내 교사생활에도 전환점이 됐다. 진로상담을 하러 온 학생이 “중학교 때까지 ‘도움반’이라는 명칭으로 장애인반이 있어 막연한 편견이 생겼던 것 같다. 잘못된 명칭이었다. 화가 난다. 왜 그전까지는 같이 하는 프로그램이 없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한다.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로도 편견이 생길 수 있음을 깨달았다. 도움반도 제대로 된 진로교육을 통해 취업을 시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하자는 의미로 ‘전환교육실’로 바꿨다. ‘정신지체’를 ‘지적장애’로 바꾸는 내용을 ‘2015년 국민안전 국민행복 법령 만들기를 위한 국민 아이디어 공모제’에 응모해 장려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2월3일부터 ‘지적장애’로 통일해 사용하고 있다.

장영민 교사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선생님의 열성적인 가르침에 모두 감사해 하던데… 욕은 안했는지.(웃음) 초등학교 입학 전 교통사고로 지체장애 4급 판정을 받게 됐다. 장애가 없는 사람들보다 학생들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단 한 번도 장애인이라고 더 배려하거니 다른 형제들과 다른 대우를 하지 않았다. 그런 점이 서운하기도 했지만 자립심이 강하고 남들보다 더 노력할 수 있도록 키워주신 것 같다.

학생들에게도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각종 대회에 나가서 상을 타서 칭찬 해주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이다. 중학교 때까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만 여겨져 자존감이 많이 낮은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부모의 방관‧방임‧방치 된 학생들은 학교에서 아무리 가르쳐도 엇나가기 일쑤다. 장애학생 뿐 아니라 가족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리스타 자격증 준비를 하는 자식을 위해 같이 바리스타 공부를 하는 부모도 있다. 이런 학생들이 훨씬 빠르게 습득하는 것은 당연하다.

▶주말에도 학교에 나오던데… 장애학생들은 친구가 많지 않다. 학교를 나오지 않으면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길거리를 방황하기도 한다. 내 학생이 그런 처지에 있다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 그래서 주말에도 학교에 나오도록 했다. 주말에는 취업한 졸업생들이 와서 멘토 역할을 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기도 하고 그들도 직장에서 겪은 스트레스를 얘기하면서 풀기도 한다. 어떻게 지내는지 얘길 듣다보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을 알게 돼 대응방법을 알려준다. 혹시 모를 도난‧성추행 등의 사고에 대비해 출‧퇴근 시 사진과 함께 문자를 매일 보내도록 하고 있다. 졸업생에 대해서도 사후 관리 3년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마 3년 지나도 계속 올 것이다.

전환교육실 교사와 학생들

▶ 지역사회와 연계활동은… 장애ㆍ비장애학생이 한 팀으로 지역 독거 어르신에게 가족이 돼 주말에 3시간씩 레크리에이션(투호, 윷놀이, 디스크골프, 실내조정)과 바리스타(핸드드립포함)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도 구상 중이다. 어르신들의 경험과 장애학생들의 젊음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힘이 많이 드는 일은 학생들이 하고 사람을 대하거나 계산은 어르신과 나눠서 서로 보완하면 좋은 짝이 될 수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세상에 그 누구도 신체나 인격, 정신적으로 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사람 한 사람의 영혼과 생명이 소중하고 존엄한 것이므로 존중받아야 한다. 각자가 가진 것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부족한 면을 채우며 함께 성장할 수 있다. 단순히 형식적인 통합이 아니라 서로를 알아가는 교육활동 등이 진행되는 실직적인 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령기 때 올바른 인성이 형성돼야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알게 된다. 교사로서 학생들이 바른 품성을 갖추도록 인성 교육에 힘써 나갈 것이다.

 

장영민 교사

대구대학교 치료특수교육을 전공하고 동대학원 특수교육과를 졸업했다. 남양학교, 수진초, 성남공고, 광주중앙고, 곤지암고, 성남방송고를 거쳐 현재 양일고에서 전환교육실 학생들을 담당하고 있다. 법무부장관(학급헌법만들기), 경기도교육감표창(지도교사), 장애인식개선 UCC부문 국립특수교육원장상, 특수교육활동 경기도교육감 유공표창(지도교사) 등을 다수의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