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가족사랑 양평동요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다. 오는 28일 물맑은양평체육관에서 군내 어린이집 및 유치원 11개 팀이 참여할 예정이다.

양평동요제는 2012년부터 시작됐다. 양평군은 “우리 아이들의 맑고 고운 목소리를 통해 ‘동생을 낳아달라는 바람’ 및 ‘가족행복’을 주제로 표출시켜 저출산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양평군의 대표적인 출산장려 행사”라고 동요제를 홍보하고 있다. 양평의 대표적인 어린이 축제라는 말도 덧붙여서.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면서 일상의 시름을 잊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어느 가정이나 아이가 어렸을 때 가족 간의 결속력이 가장 높은 것 같다. 그렇다 해도 동요제가 출산분위기를 확산하는 수단이 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저출산문제는 어른들이 해결할 문제이지 아이들이 외칠 문제는 아니지 않은가.

지난해 신문사로 한 학부모가 전화를 걸어왔다. 아이들이 동요제에 참가하기 위해 연습하고 고생하는 모습에 화가 난다며 이런 행사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물었다. 어린 시절 동요제에 나가볼까 하는 생각에 친구와 둘이 마음에 드는 멜로디와 노랫말을 고민하며 방과후에 연습했던 기억이 났다. 좋아서 하는 일이면 고되지 않을텐데 시켜서 하는 일은 이렇게 힘이 든다. 양평동요제에 나오는 곡이야 동생 나아달라는 이야기나 가족사랑을 노래하는 천편일률적인 노랫말이니 아이들 입장에서 무엇이 즐거울까 싶다. 보육과 업무에 지장을 받으면서 맹연습을 시켜야하는 어린이집, 유치원 교사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양평은 유아나 어린이를 위한 문화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양평동요제를 유아, 어린이가 즐길 수 있는 축제다운 축제로 만들면 어떨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도 부르고, 악기도 연주하고, 공연도 하면서 함께 즐기는 건 어떤가. 그게 진정 출산친화적인 양평을 만드는 길이 아닐까?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