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양평군의회 주요사업장 현지확인

19~21일 11개 주요 사업장 현지 확인… 오는 25일 임시회에서 결과보고서 채택

내년 회기 중 군의 조치결과 보고 예정

지방의회는 대표적으로 행정사무감사, 군정질문과 더불어 ‘주요사업장 현지확인’을 통해 지방자치단체를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지난 19일 5개 사업장을 찾은 군의원들을 동행하며 현장감 넘치는 군정감시를 취재했다.

양평군의회는 올해 지역내 11개 주요 사업장을 현지 확인할 예정이다. ‘주요사업장 현지확인’ 첫째 날인 지난 19일 오전 8시50분, 군청 주차장에는 이미 군의원을 비롯해 의회 사무과 직원 및 관련 공무원들이 버스에 탑승해 있었다. 인원점검을 마친 후 버스는 첫 점검지인 단월면 소리산권역 다목적회관으로 출발했다. 현장에는 이미 관계 공무원과 시공을 맡은 농어촌공사, 운영 주체인 주민, 단월면 공무원 등이 현장 브리핑 준비를 마치고 대기하고 있었다.

소리산권역 다목적회관 ‘문제 투성이’

양평군의회 의원들이 지난 19일 단월면 소리산권역 다목적회관 앞에서 현장브리핑을 받고 있다.

소리산권역은 지난 2012년 마을계곡과 산음휴양림을 이용한 힐링캠프와 향토음식 개발을 통한 건강 슬로우푸드를 주제로 공모에 선정돼 4년간 43억원을 지원받았다. 다목적회관, 주차장, 산음리음식체험관, 별자리체험관, 생태공원, 출렁다리 등의 시설이 92%까지 진행된 상태고 올해 내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군의회가 이곳을 대상지로 선정한 이유는 지난해 10월 준공된 다목적회관에 몇 가지 문제가 있어서다. 현장을 둘러본 군의원들은 ▲숙박시설 연면적 321㎡(지상3층) 규모가 작고 ▲2층에 숙박을 위한 방이 2개 있지만 정작 화장실은 1층에만 있는 점 ▲화장실은 좁아 성인이 사용하기 힘들고 ▲옥상 난간과 대리석 마감이 매끄럽지 않아 사고 위험이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의원들의 연이은 지적에 시공사측은 화장실 보수 등을 약속했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보이진 않았다. 송요찬 의원은 “설계단계부터 운영주체인 주민들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의견을 반영해 제대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차후 체험관 운영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후 일정이 급한 의원들은 나머지 시설은 둘러보지 못한 채 급히 청운면으로 이동했다.

단골 현지조사 대상지 청운면 ‘맑은숲 캠프’

부실시공으로 매년 현지확인 대상지로 선정되는 청운골 생태마을은 올해 양평공사가 위탁하면서 명칭도 ‘양평 맑은숲 캠프’로 바꿨다. 12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22동 전체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11시께 현장에 도착한 의원들은 김윤중 관광진흥과장의 현장브리핑에 이어 리모델링을 마친 숙박동을 꼼꼼히 살폈다. 의원들은 “지난해보다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몇 가지 지적도 이어졌다. 송만기 의원은 “수영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도 활용해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트레킹과 MTB 코스 개발도 추진해 달라”고 요구했다. 황순창 양평공사 신임사장은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개발해 관광객 유치에 나설 예정”이라며 “부지가 넓고 산림지역이라 시설 유지에 손도 많이 가고 어려움도 있지만 정상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요찬 의원은 “화재를 대비해 중고 소방차라도 배치해 불의의 사고를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도시락 사업, 꼭 해야 되나

정오를 넘긴 시간, 군의원들은 식사에 앞서 청운면 삼성리에서 진행중인 농촌나드리 도시락 제조공장으로 향했다. 이 사업은 지난 2015년 공모에 선정됐지만 군 담당자가 시공사와의 계약에서 계약 당사자를 군이 아닌 농촌나드리로 하는 실수와 공장 부지 선정에 차질이 생기며 2년 가까이 늦춰졌다. 그동안 군의회는 도시락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지속적으로 피력했고, 이날 현장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이종화 의원은 “매년 인권비과 운영비가 만만치 않은데 적자없이 운영이 가능한가”를 물었고, 박명숙 의원도 “주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큰데 활성화 대책이 있냐”고 물었다. 김미애 농촌나드리 이사장은 “농촌나드리의 도시락이 아닌 양평의 도시락이 되도록 체험객뿐만 아니라 지역내 관광지와 주민들에게도 판매할 예정”이라며 “공장 2층에 카페 및 식당도 운영할 예정이다.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장확인을 마치고 버스에 오른 군의원과 군청 관계자들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왜 굳이 어려운 도시락 사업을 하려는지 모르겠다”며 “체험객은 갈수록 줄고, 그나마 잘되는 체험마을은 자체 식당을 운영 중이라 성공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걱정했다.

2027년 계약 만료되는 매립장 대책은?

늦은 점심식사를 마친 군의회가 지평면 무왕리 위생매립장에 도착한 것은 오후 2시께. 지난 5~8월 이천 소각장 화재로 쌓아뒀던 쓰레기 더미는 이미 매립돼 현장은 비교적 말끔했다. 군의원들은 현장을 둘러보며 김경호 환경과장에게 몇 가지 당부를 건넸다. 지평면 출신인 이종

화 의원은 “무왕리 매립장은 2027년 계약이 종료된다. 하지만 군은 이후 대책을 전혀 고민하지 않고 있다. 어물쩍 이곳을 계속 사용하려는 것은 결코 안된다. 지금부터라도 지평면 주민들과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향후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현일 의원은 “재활용품 분리수거율이 48%를 밑돌고 있는데 70% 이상 달성하려면 지속적인 대주민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며 “학생 및 주민들의 현장체험교육을 더욱 활성화시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재활용선별장 직원들의 근무조건 개선, 화재예방대책 마련 등도 주문했다.

군의회 흑역사 지평목욕탕, 아직 미정

마지막 현장확인은 지평면 목욕탕 건립대상지였다. 이 사업은 양평군의회로서는 뼈아픈 기억을 남겨준 사업이다. 지난해 해당 사업의 예산이 상정됐을 때 군의회는 “사업대상지가 부적절하고 몇 가지 문제가 있으니 보완해 다음 회기 때 상정하라”며 삭감시켰지만, 지평면민들의 군

의회 항의방문 이후 이종화 의원이 본회의에서 수정발의를 통해 결국 예산에 반영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의원들의 우려대로 사업대상지가 변경됐고, 최종 선정된 곳의 토지주가 지평면장과 불화로 아직 최종 계약을 하지 못했다. 조재명 회계과장은 “그간 수차례 토지주를 만났고, 오는 22일 최종 계약을 맺기로 했다”며 “참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친 만큼 지평주민들이 잘 사용할 수 있는 목욕탕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현일 의원은 “군의원으로서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까운 사업”이라며 “토지주가 언제 마음을 돌릴지 모르는 만큼 최종 계약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5개 현장확인을 마치고 군청으로 복귀한 의원들은 각자 사무실로 들어가 보고서를 작성했다. 군의회는 20일 쉬자파크, 종합운동장 일대 점검, 21일 양서면 에코힐링센터, 옥천면 동네형 실내체육시설 등을 살핀다. 의원들의 지적사항은 오는 25일 제247회 양평군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현지확인 결과 보고서를 통해 집행부에 전달된 뒤 내년 회기 중 조치결과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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