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땅에 몰래 관정 뚫어… 주민들, “당장 폐쇄” 요구
양평군 취재거부하며 ‘묵묵부답’… 어이없는 행정 드러나

서종면 홍아무 이장협의회장이 경기도와 양평군이 가뭄 특별대책으로 지원한 관정설치 사업을 주민 동의 없이 자신의 땅에 파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당장 이장직을 사퇴하고, 관정도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이 사업과 관련된 취재를 거부하고 있는 군 담당부서의 업무처리도 부적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종면 서후리에 설치된 관정

경기도는 올해 가뭄이 심해지자 한해 특별대책 지원 사업을 실시했다. 도비와 군비가 50%씩 지원되는 이 사업에 양평군은 9개 마을이 선정됐다. 그중 하나인 서후1리에는 지난 5월 말 모내기를 앞두고 관정이 설치됐다.

경기도는 이 사업을 진행하는 행정주의사항으로 대상지 선정 전 주민설명회를 열어 주민요구를 수렴해 민원발생을 사전에 방지하도록 주문했다. 그런데 서후1리에서는 주민설명회는 물론 어떤 사전설명도 없었다. 이를 뒤늦게 안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며 즉각적인 이장사퇴와 관정 폐쇄를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 A씨는 “도와 군에서 지원받은 사업을 주민에게 아무런 설명없이 자신의 땅에 설치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서후1리는 가뭄피해도 없었고, 새로 관정을 파서 사용하면 오히려 각 가정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며 관정 폐쇄를 주장했다. 주민들은 지난 12일 주민총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은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이장은 “급히 신청을 하느라 주민들에게 사전 동의를 구하지 못한 부분은 잘못된 행동이었고, 주민들에게 사과도 했다”며 “주민총회에서 이장 사퇴를 정식요구하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 사업을 추진한 군 건설과 기반조성팀의 업무처리도 부적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 추진 전 사업에 대한 홍보나 가뭄피해지역에 대한 조사 작업도 하지 않은 채 일부 이장들에게만 알려 대상지역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군은 대상지 선정 기준이나 과정 등 이 사업과 관련해 취재를 거부하며 의혹을 키우고 있다. 최규성 기반조성팀장은 “지금은 이 부분에 대해 할 말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본지는 지난 4일 정보공개청구를 했으나 군은 현재까지 정보공개를 미루고 있는 상태다. 군 조사팀 관계자도 “사전 주민설명회를 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한 것은 부적절한 업무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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