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취임 3주년 인터뷰>

핵심가치는 ‘학생’과 ‘현장’… 경기교육 미래 제시
새로운 학습동기 ‘경기꿈의대학’ 장기적 정착·확대

 

“혁신학교와 혁신공감학교 내실화로 더욱 다양하고 특성화된 혁신교육을 계속 완성해 학생이 행복한 학교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취임 3주년을 맞아 혁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계속해서 발전해나갈 뜻을 밝혔다.
이 교육감은 혁신교육과 혁신학교 발전, 노후화된 학교의 시설 개선, 꿈의학교·경기꿈의대학 내실화 등의 과제를 중심으로 교육방향을 제시했다.
김숙자 경기도지역신문협의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은 지난 11일 경기도교육청을 방문해 이 교육감의 취임 3주년 성과와 경기교육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경기교육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한 지 3년이 됐는데 그동안의 성과는?

“경기교육은 혁신교육을 통해 학생이 행복한 교육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3년은 혁신교육, 혁신학교로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행복한 교육의 출발이었다. 오전 9시 등교, 상벌점제폐지, 꿈의학교, 경기꿈의대학, 야간자율학습으로부터 학생들의 해방, 학교민주주의 확대 등 학생중심 교육을 실천하며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마을과 함께하는 꿈의학교와 더불어 경기꿈의대학에 88개 대학이 참여해 고교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또한, 경기도 및 도의회와 교육협력, 교육연정의 길을 함께 만들어가며 경기도가 무상급식의 약 14%를 부담하게 된 것은 연정의 결실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17 전국 교육감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경기도교육청이 2년 연속 최우수(SA) 등급을 받았다. 특히, 도교육청은 주민소통 분야에서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을 받아 전국 17개 교육청 가운데 유일하게 ‘SA’등급을 받았다. 나아가 민원처리도 행정자치부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시도교육청부문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난 3년간 가장 보람 있는 일은 ‘4·16교육체제’를 출범시킨 것이다. 이제까지 국가가 주도해서 교육을 지배해왔던 교육체제를 마침내 도교육청을 중심으로 만든 것이 ‘4·16교육체제’로, 이는 교육자치의 결실이며, 대부분의 교육감들이 함께 출범시켜 새로운 교육의 역사를 만들어가게 됐다.”

 

-학생·현장중심의 꿈의학교가 성황리 운영 중이고, 고교생들의 진로·적성을 위한 꿈의대학 정책을 시행 중인데, 이에 대한 소개와 학생들의 반응은?

“경기꿈의대학은 인공지능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기 위한 진로·진학 교육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다.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안으로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을 찾아 자기 주도적 활동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융합주제 탐구활동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한 것이다. 1학기에는 1171개 등록 강좌 중 819강좌를 개설해 440개 고교에서 1만9788명이 참여했다. 2학기에는 총 1638개 강좌를 개설할 예정이며 1학기 1171개보다 467개 강좌가 늘어났고, 총 88개 대학이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 10일부터 2학기 수강신청을 시작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3차에 걸친 수강신청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리고 9월 개강 이전에 충분한 준비를 완료할 것이다. 1학기 운영 결과를 반영해 거점형 꿈의대학 확대, 온라인 강좌 신청 방법 개선, 수강 후 수강신청 정정 가능 등을 보완해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강좌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공동의 관심사를 주제로 수업에 참여하면서 다른 학생 및 강사와 공감대를 높일 수 있었고, 원거리에 개설되어 있는 학교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도 끝까지 참여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고3 학생들의 경우, 꿈의대학이 더 일찍 시작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학교에서 하는 공부에도 도움이 되고, 이로 인해 학교생활이 즐거워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을 배우는 과정에서 동기와 열정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교육정책 기조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현안의 해결을 위해 정부와 교육청 간 협력관계도 중요할 텐데 이를 어떻게 보는가.

“지난 2월9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대통령에 나서는 모든 후보자들에게 미래교육 준비와 진로교육 강화, 교육체제 전면 혁신 등 9가지 교육 의제를 제시해 후보들이 공약으로 발전시켰다. 또한, 문재인 정부 출범 한 달을 맞이한 지난달 9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시도교육감협의회의 정책위원회에서 만든 ‘새 정부 우선 교육 과제 및 법령 정비 제안’을 전달하기도 했다. 4·16교육체제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 13개 항에 대부분 반영됐고, 새 정부와 각 시도교육청이 함께 힘을 모아 완성해 나가게 될 것이다. 지난 5일 취임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대해서는 경기도교육감 재임 시 일군 혁신교육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우리 경기교육은 정부와 함께 혁신교육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서 중요한 역할을 해나가겠다.”

 

-현장교육협의회 시즌2를 개최해 각 지역을 순회하며 일선학교장과 소통하고 있는데, 교육현장의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지난해에 이어 현장교육협의회 시즌2를 운영하면서 교육현장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함께 협의하고 있다. ‘현장교육협의회 시즌1’에서는 35회에 걸쳐 협의회를 가졌으며, 10개 영역에서 316건의 정책제안이 있었고, 그 중 187건이 이행됐으며, 82건은 현재 검토 중에 있다. 대표적으로 현장의 문제해결을 위해 보건교사 배치 기준 확대, 중학교 교사 배치기준 확대 조정, 교육용 컴퓨터 교체 및 환경개선, 학교 기본운영비 3% 증액, 현장참여 정책제안 운영, 신설학교 개교 지원, 교원힐링센터 설치 등을 했다. 올해는 학교급·학교별 현안을 깊이 논의하기 위해 학교장과 협의회를 초·중·고로 나눠 56회 진행한다. 협의회를 통해 학교 변화 공유 및 발전 과제를 도출하고, 현장의 문제점과 아이디어를 교육정책으로 선순환시키고 있다.”

 

-최근 외고·자사고 등의 단계적인 폐지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대한 반발도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를 잠재울 대안과 고교교육 정상화의 길은?

“외고·자사고 폐지는 4차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혁신해야 할 교육과제다. 교육정상화를 위해 일부 학생에게만 주어지는 특권과 특혜를 배제하고 누구나 자신의 상상력을 가지고 꿈과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외고 및 자사고의 설립 근거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제90조 1항6호와 제91조의 3항 삭제)한다면 일반고로 전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될 것이다. 일반고 내에서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으로 학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교과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수강제, 주문형 강좌를 확대하고, 교육과정 클러스터 등 공동교육과정을 활성화하겠다. 나아가 고교 무학년 학점제는 올해 시범학교를 지정해 내년 새 학기부터 시범운영하고,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확산하겠다. 올해부터 부천시 모든 고교가 참여하는 교육과정 특성화 시범지구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중점과정, 국제화중점과정, 예술중점과정, 외국어중점과정, 융합중점과정을 운영 중이며 이를 더욱 내실화해 다른 지역에도 확대하겠다. 이를 위해 지자체 및 의회 등이 함께 참여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 아울러, 고교 선발과정에서부터 발생하는 차별과 서열화에 대한 제도 보완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

 

-대학입시 체제를 바꾸는 방안으로 수능 자격고사 도입 논의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설명과 향후 경기교육이 변화해서 가야할 방향은?

“성적과 경쟁 위주의 서열화가 아닌 학생개개인의 성장을 위한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수능제도, 대학입시체제 등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 수능 자격고사는 기본 과목(국·영·수·통합사회·통합과학·한국사)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수준의 공통시험을 의미한다. 교양교육으로서의 고교 교육과정의 충실한 이수 정도를 확인하는 졸업시험의 성격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대학에 들어가 공부할 수 있는 능력 여부를 평가하는 것으로만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기혁신교육의 지속적인 심화와 발전, 4·16교육체제 구현을 통한 한국사회의 변화 추동, 미래사회의 변화에 대비하는 교육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학교에 대한 개념은 앞으로 보다 유연해지고, 열리고, 통합되고, 확장되어야 한다. 아울러 학교공간의 재구조화를 통해 보다 쾌적한 학습공간을 만들어 갈 것이다. 입시와 경쟁의 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을 살리고 공동체로 더불어 살아가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하겠다. 또, 공공성과 민주성을 기반으로 실현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

 

-남은 임기 동안의 계획과, 스스로 가장 잘했다고 평가하는 정책을 꼽는다면?

“지난 3년 학생중심의 학교문화를 만들어내는 데 최선을 다했다. 경기교육이 학생들에게 어떤 보탬이 되는지에 대한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하려고 노력했다. 남은 임기 1년 동안의 계획으로 우선, 학생이 행복한 경기혁신교육을 지속적으로 완성하겠다. 혁신학교와 혁신공감학교를 내실화하고 다양하고 특성화된 혁신교육을 추구해나갈 것이다. 연차적으로 과감하게 혁신공감학교를 혁신학교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둘째, 학교를 학교답게 만들어 가겠다. 학교가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 학생활동의 중심이 되고, 교사가 학생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변화시켜 가겠다. 지자체와 협력을 강화해 학교 운동부나 돌봄교실을 지역 단체나 지자체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아울러 학교 체육관 확대 등을 통해 학교별 시설이나 환경 격차를 줄이고, 장애인 등 모든 학생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시설 개선을 병행하겠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교권침해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확대하고 교원들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 끝으로 학생들이 새로운 학습동기를 찾고 자신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경기꿈의대학을 장기적으로 정착·확대시켜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꿈의대학에 대학 이외에도 연구소나 기업체는 물론 전문기관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폭을 넓혀가겠다.”

 

-교육철학은?

“경기교육의 핵심 가치는 학생과 현장이다. 학생들을 중심으로 모든 정책과 평가를 만들어 가고,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수월성이 아니라 협동성을, 획일성이 아니라 다양성을, 그리고 수동성이 아니라 역동성을 길러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따뜻한 학습으로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교육격차를 해소하며 건강한 삶을 가꾸는 행복한 학교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마을과 함께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학교마다 다양하고 특색 있는 학생중심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교육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더불어 학교 밖 새로운 학교인 ‘꿈의학교’와 ‘꿈의대학’ 등을 통해 교육의 장을 확대하고,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을 찾는 경험의 과정에서 잠재력과 상상력을 기를 수 있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교육은 학생 스스로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아 당당하고 자신 있고 행복하게 미래를 살아갈 수 있도록 꿈을 찾아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경기교육 가족과 도민들에게 한 말씀.

“그동안 경기혁신교육을 위해 함께 정성을 다해주신 모든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님, 경기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지난 3년을 돌이켜보면 역사교과서 국정화나 누리과정 예산으로 많은 어려움도 있었으나 국정교과서가 폐지되고, 전국 시도교육감이 함께 정부와 국회를 설득해서 누리과정 비용의 일부를 국비로 부담하도록 하는 성과도 있었다. 경기교육은 이제까지 학교교육을 개선하기 위해 혁신교육을 8년간 발전시켜왔다. 이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혁신학교, 혁신공감학교, 혁신교육지구를 확대하고, 마을학교로 꿈의학교나 꿈의대학을 운영해 왔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와 31개 시군의 교육협력이 잘 이루어졌고, 앞으로 잘 이루어질 것이기에 경기도는 어느 지역보다도 좋은 결실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남은 임기 1년 동안 고교 교육 정상화에 역점을 두고 가려고 한다. 학생들이 자기의 적성과 진로를 찾아 맘껏 자신을 완성시켜나가고, 교사들이 학생교육에 전념할 있도록 학교문화를 바꾸고, 학교 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 앞으로도 경기가족 및 경기도민들께서 잘 협력해주셔서 경기교육이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 교육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시기 바란다.”

<경기도지역신문협의회 공동취재단>

왼쪽으로부터 박태운 김포신문 대표, 이영호 군포신문 대표, 권순호 부천신문 대표, 김숙자 경기도지역신문협의회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유인봉 김포미래신문 대표, 김영화 안양광역신문 대표, 강명희 과천시대신문 대표, 김동인 시흥뉴스라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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