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청운면 ‘수박산지유통센터’ 준공

하우스에 가득한 수박. 규모가 큰 하우스에서는 500통 정도를 수확한다.

양평의 10대 명품 농산물인 ‘물 맑은 양평수박’이 올해 첫 출하를 시작했다. 청운면 삼성2리 수박산지유통센터에 공동선별장이 준공됨에 따라 올해부터는 직거래 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오는 25일 준공식을 앞둔 수박산지유통센터를 찾아 시범가동 현장을 취재했다.

지난 20일 오전 9시, 초빙 선별사를 비롯한 직원 10명과 청운농협 관계자들이 모두 나와 선별시스템 임시 가동을 시작했다. 이날 출하된 수박 700여 통은 이종만씨가 새벽부터 수확한 것이다.

작업자들이 트럭에서 수박을 내려 컨베이어에 올리고 있다.

트럭에서 내린 수박은 제일 먼저 선별사의 손을 거친다. 수박을 두드려 일명 ‘박’을 골라내는데 둔탁한 소리가 나면 ‘박수박’이다. ‘박수박’이 정확히 어떤 건지 물으니 수박농사를 짓는 서명원 삼성2리 이장이 속이 약간 비어있는 수박이라고 알려준다. 하품인 ‘박수박’은 저렴한 수박을 판매하는 트럭 상인들이나 뷔페 등에 팔려나간다고 한다. 출하날짜가 좀 지나 ‘박’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태생부터 ‘박’인 것도 있는데 길쭉한 모양의 수박에서 잘 나온다고 한다. 선별사의 조언을 들으며 작업자들이 ‘박’을 골라내는 노하우를 배워나갔다.

선별을 거친 수박을 컨베이어에 올려놓으면 이제부턴 기계가 작업을 한다. 컨베이어에 설치된 저울로 무게가 측정되고 투과기를 통과하며 당도가 자동으로 측정돼 데이터가 입력된다. 수박이 측정된 무게에 따라 6~12㎏로 분류된 컨베이어로 이동하면 작업자들이 상자에 무게별로 담는다. 작업자가 수박을 들어 올려야 컨베이어가 앞으로 한 칸씩 이동하는 시스템이 어서 수박이 그냥 지나치는 오류는 일어나지 않는다.

게에 따라 분류된 수박은 ‘물 맑은 양평수박’ 스티커를 붙여 납품된다. 작업자들이 일부 수박에만 스티커를 붙여 놓으면 나머지는 마트에서 판매자들이 붙인다. 가격은 일주일 평균가격으로 정해져 손해가 생길 수도 있지만 일정한 소득을 유지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이득이라는 의견이다.

양평에서는 지난해까지 양평친환경로컬푸드매장과 양평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물 맑은 양평수박’을 만날 수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직거래로 판매장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6~12㎏ 무게에 따라 분류된 수박을 작업자들이 상자에 담는다. 트레이에서 수박을 들어 올리면 센서가 작동해 앞으로 이동한다.

‘공동선별’, 유통시장 변화에 발 빠른 대응

 

공동선별장이 추진된 배경은 유통시장의 변화에 있다. 지난해 6월 수박연구회 회원들은 간담회를 통해 변화하는 유통구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공동선별장 필요성에 의견을 모으고 선별장 건립을 추진했다.

현재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직판장은 정부시책으로 선별되지 않은 수박은 받지 않는데, 2~3년 안에 모든 직판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청운농협이 부지를 대고 양평군이 건축비와 시설리를 지원해 공동선별장이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수박농가들은 주로 구리농수산물직판장에 수박을 납품해왔는데, 공동선별장이 준공됨에 따라 1일(8시간 기준) 7000통 정도 수박선별이 가능해졌다. 수박이 집중적으로 출하되는 성수기에는 출하량을 100% 소화할 수 없지만 그 외에는 8월 중순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강영구 수박연구회 회장은 “올해 날씨가 건조하고 기온이 높아 수박 당도가 높다. 매출 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직판장 청과수수료가 11%인데 공동선별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청운농협은 공동선별한 수박을 농협중앙회 안성물류센터와 양평․여주․광주 등의 하나로마트와 직거래할 계획이다. 김주호 청운농협 조합장은 “수박선별장 운영은 농협의 소득사업이 아니다.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 최소한의 경비만 받고 판매를 대행한다”며 “농부들이 좋은 수박 만들어서 제값에 팔수 있게 하는 지역사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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