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위생법 위반 셀러 10여명 경찰 조사

리버마켓내 식음료 조리·판매행위 ‘철퇴’
하천법위반 공무원 피의자 신분 조사받아
서종IC∼문호삼거리 다음달 주정차 금지

“급성장 이면에 주민갈등 등 각종 부작용
외화내빈 경고등… 체질개선 변화 시급”

 

매회 2만명 이상 찾아오는 문화예술의 장이자 관광 아이템으로 급성장한 리버마켓이 개장 3년 만에 최대 위기에 몰렸다. 영업신고를 받지 않고 마켓에서 음식물을 조리·판매한 셀러(seller·판매자) 10여명이 무더기로 고발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리버마켓이 열리는 하천부지에 허가 없이 공작물을 설치한 양평군청 5급 공무원은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았다.

양평군은 지난달 18일 서종면 문호리의 플리마켓(flea market)인 리버마켓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영업신고 없이 식음료 등을 조리해 판매(식품위생법 위반)한 셀러 14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판매되는 식품은 빵, 파이류 과자, 호떡, 꼬치, 국수, 식혜, 된장, 누룽지 등이었다.

군은 리버마켓의 순기능을 인정하면서도 행정기관에 신고하지 않고 음식물을 조리·판매한다는 민원 신고가 많아 판매를 제한하게 됐다고 밝혔다. 햇빛이나 먼지 등 오염요인 차단시설 없이 야외에서 식품 판매를 하면서 식중독 등 식품안전사고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플리마켓 내 음식물 판매행위를 단속하고 있는 점도 이번 조치의 한 배경이 됐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은 장소사용 계약에 따라 영업신고를 받고 푸드트럭 운영을 한시적으로 허용해주는 방식이며, 다른 벼룩시장이나 프리마켓(free market), 아트마켓(art market) 등의 사례를 봐도 식품영업행위를 금지하고 민원이 제기되면 단속을 벌인다고 군은 설명했다.

경찰은 군이 고발한 셀러 14명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리버마켓이 열리는 하천부지에 허가 없이 공작물을 설치(하천법 위반)한 군청 5급 공무원 A씨가 지난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하천부지점용허가 사항에 포함되지 않은 공작물들을 임의로 설치한 정황을 확인했고, 이와 별개의 사건에 대해 이후 몇 차례 더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서종면은 지난해 2월 리버마켓이 열리는 1만4181㎡에 대한 하천부지 점용허가를 받았다. 허가사항은 장 개장 시 셀러들의 부스를 설치하고 장이 끝나면 철수하는 이동식 천막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리버마켓을 홍보하는 대형 펼침막이 두 나무 기둥 사이에 세워져 있고, 화장실도 설치돼 있다. 모두 허가받지 않은 구조물들이다.

주말과 휴일이면 겪는 악명 높은 이 일대 교통체증 문제도 불거졌다.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리버마켓을 지나는 391번 지방도의 정확한 통행량은 나오지 않았으나, 양수리∼서종면 구간과 연결되는 352번 지방도의 하루 평균 양방향 통행량은 지난해 7173대였다. 주말에는 이 수치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추산된다. 6번 국도 양평구간의 하루 평균 통행량은 평일 3만대, 주말·휴일 4만대 수준이다.

경찰은 서종IC∼문호삼거리 4.3㎞ 구간을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지정해 4월17∼30일 고시를 거쳐 다음달 1일부터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리버마켓 개장일에 일시적으로 이용객이 몰리면서 이 일대 극심한 교통체증이 발생하는데다 주변 안전사고 발생률 또한 높다는 점이 이번 시행의 배경 가운데 하나다.

리버마켓의 위기는 이같이 외형적으로 드러난 문제보다는 주민 불만을 해소하지 못한 점이 더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역주민과 마켓 운영진, 셀러와 운영진 사이의 소통 부재로 인한 갈등이 대표적이다. 지역주민의 저조한 참여로 지역성이 퇴색되고 상업성이 부각되기도 했다.

문호리 리버마켓 기획자 안완배 감독은 식음료 셀러들에 대한 경찰 조사에 대해 “안타깝다”며 “현재로선 푸드트럭이 유일한 방법이라 그분들(셀러)끼리 합법적으로 헤쳐 나가는 방법을 찾을 뿐”이라고 했다. 안 감독은 “주민 불만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강의를 가는 다른 지역의 사례를 보면 서종면(리버마켓)은 별 것도 아닌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리버마켓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월 1·3주 주말이면 열리는 작가와 셀러들의 인큐베이터와 같은 곳”이라며 “이곳을 졸업하고 성장해 서울 등지로 진출하는 셀러들과, 아침부터 저녁까지 보따리를 싸들고 나오는 작가들의 자긍심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리버마켓 일대 도로를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시행하는 것은 양평에 부정적 이미지를 가중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무덤을 파는 대단히 창피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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