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회사법인 꿈동산은 지난해 12월 구둔역을 농촌문화예술 체험공간으로 새단장 해 문을 열었다. 시간을 테마로 9가지 문화공간을 구성해 ‘환상특급 비밀의 시간여행’스토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달부터 문화예술체험의 일환으로 새로운 공연을 시작했다. 동화 ‘환상특급열차를 움직이는 비밀의 언덕’(글 김태희, 그림 조명자)을 구둔역을 배경으로 한 연극으로 제작해 선보인다.

환상특급열차를 움직이는 비밀의 언덕 포스터

지난 22일 공연을 보기 위해 구둔역에 도착했다. 청명한 봄 날씨로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역사 안쪽에서 한 달에 한번 진행하는 벼룩시장이 열려 옷과 소소한 소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셀러 등록을 하면 누구나 벼룩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엄마와 나들이 나온 남매가 맛있게 도시락을 먹고 있다.

철길 위에서는 가족들이 삼삼오오 앉아 ‘추억의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철제 도시락에 학창시절 먹었을 법한 반찬을 담았다.

‘건축학개론’ 이후 연인들이 데이트 장소로 찾아온다.

건축학개론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유명해진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사진을 찍는 연인들도 눈에 띈다. 영화 주인공 수지와 이제훈처럼 철길에 올라 손을 잡고 까르르 즐거워하는 모습에 덩달아 웃음이 난다.

소원을 적은 황금티켓을 소원나무에 걸고 있다.

안마당에는 역사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500살 가량 된 향나무가 있다. 한국전쟁 당시 엄청난 포화 속에서 폭격을 피해간 구둔역은 이후 사람들이 찾아와 소원을 비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적은 금색 티켓을 매달고 이루어지길 기도한다.

연극을 보기 위해 공연장으로 들어가니 이미 관객석이 꽉 찼다. 아이들은 앞에 앉고 부모들은 뒤쪽으로 앉아 관람을 한다. 조재국 극단 하늘연어 전 대표, 김명희 뮤지컬 배우, 김영환 구둔역 운영팀장이 대형 인형과 함께 등장한다.

양평을 여행하던 쌍둥이소녀 미미와 나나가 구둔역에서 마녀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쌍둥이 자매는 마녀의 꼬임에 빠져 헤어지게 되고 마법에 걸리게 된다. 동생 미미는 홀로 남겨져 위험에 빠지게되고 구둔역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 까몽이, 돼지 해몽이, 개 몽구 등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조재국 극단 하늘연어 전 대표, 김영환 구둔역 운영팀장, 김명희 뮤지컬 배우

아이들 뿐 아니라 부모들도 큰 웃음과 박수를 치며 관람을 한다. 4살 꼬마에게 연극이 어땠는지 물으니 “마녀가 나와서 잠시 무서웠지만 재밌는 고양이가 등장해 정말 웃기고 신났다”고 대답했다. 양평에서 온 맹보미씨도 “연극이 생각보다 재밌었고 도시락을 먹으며 사진을 찍는 재미도 있다”며 “연극 내용이 다음으로 이어지는데 다음에도 한번 들러보고 싶다”고 만족해했다.

‘환상특급열차를 움직이는 비밀의 언덕’ 은 토요일마다 공연되며 20인 이상 단체 관람객은 월~금요일 원하는 시간에 예약해 관람할 수 있다. 관람객에게는 구둔역에서 판매하는 추억의 도시락 할인혜택과 구둔역 구석구석을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워크북, 소원나무에 걸 수 있는 소원의 황금티켓을 함께 증정한다.

■ 관람비 : 1만원

■ 공연시간 : 매주 토요일(오전 11시, 오후 2시), 단체관람 별도 문의

■ 추억의 도시락 : 5000원(할인가 4000원)

■ 공연문의 : ☎ 771-2101

 

<구둔역을 아시나요>

구둔역은 2012년 8월 16일 폐역이 됐다.

구둔역은 1940년 4월 중앙선(양평~원주간) 간이역으로 영업을 시작해 2006년 문화재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296호로 지정됐다. 2012년 청량리~원주 간 중앙선 복선전철화사업에 따른 일신역 건립으로 폐역이 됐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구둔역 가는 법>

기차 : 양평→일신(무궁화호 평일 2회, 주말 4회), 일신역에서 도보 10분

전철 : 용문역에 내려 용문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여주방향 버스(5회 운행) 버스를 타면 구둔역에 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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