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회복 타우린 그득한 쭈꾸미 제철

‘봄 주꾸미, 가을 낙지‘란 말이 있다. 맛을 두고 하는 말이다. 3~5월이 산란기인 주꾸미는 봄에 알이 꽉 차 쫄깃한 맛을 낸다. 나른해지는 요즘 주꾸미로 기력을 보충해보는 것은 어떨까?

고소한 치즈에 매콤한 주꾸미를 찍어 먹는 재미도 있다.

강상면 병산리에 주꾸미음식점 ‘불라불라 쭈꾸미볶음’이 지난달 문을 열었다. 상호에서 연상되듯 매운 주꾸미볶음이 메인 메뉴다. 이 집의 주꾸미볶음은 맵긴 하지만 너무 매워서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지 못하고 머리가 아찔해지는 매운 맛이 아니다. 그윽한 불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주꾸미와 잘 어울려 텁텁함이 남지 않는 알싸한 맛있는 매운 맛이다.

불 맛의 비결을 유선희 사장(51)에게 물어보니 중국요리에서 사용되는 웍(wok: 오묵한 볶음용 무쇠불판)을 사용해 직화구이 방식으로 주꾸미를 조리한다고 한다. 엄청난 화력으로 뜨겁게 가열된 웍에 식용유를 두르면 불기둥이 치솟으면서 주꾸미의 잡내는 사라지고, 씹을수록 깊은 맛이 나는 불맛이 입혀진다. 주꾸미에 불이 직접 붙어있는 시간이 30초 이상 지속되어야 불 맛이 제대로 나는데, 주꾸미가 불을 머금고 있도록 이 시간을 유지하는 것도 제대로 된 주꾸미 맛을 내는 기술이다.

튀김옷에 검은콩을 갈아 넣어 바삭하고 고소함 식감을 더했다.

주꾸미볶음에 치즈를 찍어 먹는 ‘쭈꾸미퐁듀세트’도 유 사장이 추천하는 메뉴다. 고소한 치즈가 매운맛을 중화시키며 감칠맛을 내 어린이에게 인기가 좋다. 매운맛에 약한 사람들이 즐길만한 메뉴도 있다. 튀김옷에 검은콩을 갈아 넣어 고소하고 바삭함이 배가된 검은콩돈가스는 돈가스전문점 못지않게 육질이 좋고 양이 많아 단품 요리로도 손색없다. 직접 재배한 들깨로 만드는 들깨감자옹심이는 체인점 중 이 집에서만 파는 메뉴로 감자떡 질감의 옹심이가 들깨와 톳을 만나 누구나 좋아할만한 고소함을 준다.

유선희 사장

반찬은 본사에서 받지 않고 유 사장이 모두 직접 한다. 양평에 사는 이모가 재배한 재료를 받아 조미료를 쓰지 않고 만들어 낸다. 김밥집, 칼국수전문점, 치킨집 등 요식업을 15년 운영했던 유 사장은 이전 사업인 치킨집도 손님이 많았으나 계절에 따라 매출변화가 심하고 AI 등의 영향을 받는 것이 힘들었다. 우연히 먹게 된 주꾸미에 반해서 업종을 변경했는데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손님이 늘고 있다. 유 사장은 “동네 주민들이 좋은 재료로 요리하는 것을 알고 가족과 함께 자주 방문하는 가게가 되었음 좋겠다”고 말했다.

■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 위치: 강상면 병산리 37-5

■ 가격: 주꾸미볶음 8000원, 주꾸미퐁듀세트 1만원, 검은콩돈까스 8000원, 들깨감자옹심이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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