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검사조작 책임감 느껴

정동균 더불어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장이 16일 위원장 자리에서 전격 사퇴했다.

정 위원장은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최근 수질검사 조작사건이 터지면서 큰 책임감을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위원장은 사퇴의 변에서 양평군과 여주시 주민 및 당원들에게 사과한 뒤, “이번 사태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피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의 사퇴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애정과 지지가 더욱 굳건해졌으면 한다”고도 밝혔다.

다음은 사퇴의 변 원문

더불어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회 위원장직을 사퇴하며

사랑하고 존경하는 여주시민, 양평군민 여러분. 생각하면 미안하고 안쓰러운 더불어민주당 여주양평지역 당원과 당직자 여러분. 항상 여주와 양평의 발전을 위해 정론직필로 불을 밝혀주시는 언론인 여러분.

오늘 저는 더불어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장직을 내려놓고자 합니다. 저는 새정치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 그리고 지금 더불어민주당에 이르기까지 정통 야당의 길을 걸어오며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양평 여주 지역을 경기도의 TK라 부르며 보수 정당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없을 것이라며 야당의 길을 포기할 것을 수 없이 권유했지만, 저는 희망을 버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태어나고 자라며 꿈을 키워 온 우리 양평을 보수나 진보와 같은 틀에 가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각자가 살아 온 인생을 인정하고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며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내가 경영자로 있는 수질검사업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었고, 수질 검사 결과에 대한 조작과 허위 작성 혐의로 믿고 아꼈던 직원이 구속되거나 불구속 기소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아내와 회사 직원들이 매일 검찰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입술이 타들어가고 가슴은 터질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쌓아올린 회사의 명예가 무너져 내리고 아끼던 직원들이 조사실에 불려 들어갈 때마다 자신을 탓하며 눈물 흘리던 아내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좌절감에 시달렸습니다.

저는 이 사건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직.간접적으로 함께 해왔던 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전혀 없습니다. 검찰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고 법원에서의 최종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사실 여부를 다투고 해명의 기회가 주어지겠지만 이 시간 속에 몸을 숨기거나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피하고 싶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정확한 사실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려보고 싶기도 했지만 이는 책임있는 정치인의 길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여주시민, 양평군민 여러분

더불어민주당을 더욱 완성된 정당으로 만들고 민주와 정의, 평화와 공생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당원 여러분.

저는 오늘 이렇게 지역위원장직을 내려놓지만 우리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애정과 지지는 더욱 굳건해졌으면 합니다. 우리 당직자와 소속 의원들의 꾸준한 활동을 지켜봐 주시고 사랑의 마음을 더 크게 열어 주시기 바랍니다. 거대한 개혁도 중요하지만 공동체 구성원들의 소박한 꿈들을 먼저 살피고 서로 지켜주기를 바랍니다. 그늘진 곳에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힘든 이웃들을 돌아봐 주시기 바랍니다. 서로 지지하는 정당이 다르고 정치 성향은 다를지라도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가 우선하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2017년 2월 16일 더불어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장 정동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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