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돌?’ 요즘 뉴스에서 언뜻 들은 동물 품종 이야기가 궁금해서 한번 찾아 봤다. 렉돌은 고양이 품종으로 200만원에서 1000만원을 호가한단다. 털이 장모도 아니고 단모도 아닌 정도의 중간이고, 무엇보다 성격이 온화해 사람들이 함께하기 좋은 반려묘로 알려진 품종이다. 고양이가 일반적으로 일으키는 사고를 안 친다는 건데 대표적으로 벽지를 발톱으로 벅벅 긋는다거나(우리 두 고양이는 다 가지고 있는 것이니 이 점은 부럽다), 서열싸움을 하지 않거나(보리는 나랑 서열싸움 중인지 불만 표시인지 변을 변기 앞에다 버젓이 싸서 자신의 영역임을 알리니 이런 점도 장점이겠고), 외출한 주인을 반겨주기까지(이건 우리 고양이도 하는데?) 한다. 사람 품에서 잘 자고(이건 뭐 모든 고양이가 가진 특징 아닌가?), 하여간 한마디로 온순하고 행동도 여유 있고 무엇보다 털이 덜 빠지고 관리가 쉽다는 게 선호되는 큰 이유인가 보다. 그래도 이런 이유 때문에 적잖은 가격의 고양이를 키운다는 건 좀 거부감이 든다.

생긴 걸 보니 귀엽긴 한데 정들면 무슨 고양이든 안 예쁘겠나? 하는 행동을 보면 세상에 나쁜 개는 없듯이 못난 고양이도 없다는 생각이다. 못생겼다던 우리 보리도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니 넙데데한 멋진 얼굴의 수고양이가 되었는데…. 게다가 흑미는 어떻고, 처음엔 ‘못생겨서 아무도 안 데려 가겠다’ 했는데 이제는 누가 ‘렉돌’과 바꾸자 하면 기겁할 일이다.

유명인들 가운데 동물애호가로 알려진 사람들이 있는데, 히틀러도 유난스런 동물애호가다. 히틀러는 복종적인 개, 그 중 셰퍼드를 좋아했고 고양이는 싫어했단다. 히틀러는 동물보호법까지 만들었다니 권력을 십분 활용한 셈이다. 정유라가 키우고 있다는 동물들에 관련된 이야기도 요즘 SNS상에 많이 떠돈다. 동물애호가라던 정유라가 키우던 개들은 동물학대혐의로 독일정부가 모두 데려갔다. 동물을 좋아한다고 다 인성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반려묘, 반려견들과 다니는 이웃이 히틀러나 정유라 같은 도매급으로 매도될까 걱정된다. 선의로 동물을 보살피는 사람까지 피해를 보게 되지 않을까 노파심도 생긴다.

동물애호가와 집착하는 사람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어 보인다. 주변 사람들이 다 자신에게 우호적이라 생각되지 않거나 의도된 친밀감으로 인간관계가 형성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동물에게서 외로움을 보상받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과도한 권력과 재물이 사람을 동물에게 집착하게 만들었을 뿐이지 오히려 동물과 소통하지 못했을 거 같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일방적으로 동물에게서 받기만 하려 하지는 않았을까?

사람을 보살피는데 일생을 바친 슈바이처나 마하트마 간디도 동물을 사랑했다.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동물을 대우하는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말은 동물보호법을 뛰어넘는 간디의 유명한 말이다. 법은 말로 해서 이해 못하는 사람들을 다스리는 마지막 잣대다. 법 이전에 나는? 우리는? 우리나라는? 동물들에게 어떤 대우를 하고 있나 생각하며 주변을 둘러보게 하는 말이다. 가만 보면 동물은 성격이 나쁘건 좋건 사람의 무엇을 채워주는 역할을 충실히 한다. 그에 반해 사람들은 동물을 어떻게 대했을까? 히틀러는 숨어 지내면서도 개를 산책시키고 정성을 들였는데 결국 홀로 남겨질 개를 걱정해 청산가리를 먹여 죽이고 자살했다고 전해진다. 정유라의 고양이들은 어찌될까? 동물애호가들의 걱정이 SNS에 오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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