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시론> 용은성 편집국장

118억원. 양평군이 지난해 중앙부처, 경기도, 기타 외부 평가·공모 등 128개 사업에서 확보한 예산이다. 군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017년 대외평가 공모사업 전략추진 보고회를 열어 올해 부서별 목표를 세웠다. 김선교 군수는 “이번 성과는 창의적 행정서비스 제공으로 군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군의 설명대로 부서 간 협업과 통합으로 이뤄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김 군수가 주창하는 ‘땅, 산물, 사람이 건강한 도시 양평’ 건설을 위해 적극적인 행정을 펼친 결과이기도 하다.

양평군이 지난해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은데, 이같은 대외 평가들은 어찌 보면 ‘누란지위(累卵之危)’나 다름없다. 양평군이 지난해 ‘올해는 상승할 일만 남았다’고 호언장담했던 청렴도 얘기다. 2014년 청렴도 평가에서 양평군은 최하위 등급인 5등급으로 ‘전국 꼴찌’를 기록해 군민은 물론 공직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2015년 3등급으로 2계단이 오르면서 겨우 체면을 살리는가 싶더니 지난해 4등급으로 또 다시 추락했다. 그것도 전남 신안군과 종합평점 0.07점 차이로 가까스로 5등급을 면한 처지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 양평군보다 청렴도가 떨어지는 지자체는 용인시 한 곳뿐이다.

양평군 입장에서는 유구무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사과문 발표는커녕 형식적이나마 전체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청렴결의대회조차 갖지 않았다. 군민들은 양평군의 이같은 행태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공직자들의 상실감도 크겠지만 청렴하지 못한 기관과 함께 호흡하는 군민들의 지존심도 같이 추락했다는 것을 양평군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김 군수는 설 전후로 있을 신년 기자회견 자리에서 군민들에게 뭐라고 변명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청렴도 평가에서 양평군이 주목해야할 점은 소속 직원들이 평가하는 내부청렴도 결과다. 민원인을 대상으로 한 외부청렴도가 3등급으로 그나마 선전한 반면 내부청렴도는 전년도보다 점수가 크게 하락하면서 4등급으로 떨어졌다. 직원의 입장에서 해당 기관의 내부업무와 조직문화의 청렴도를 매우 낮게 보고 있다는 지표다. 양평군의 청렴도가 이제 민원인보다 직원들에게 더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다.

양평군은 겉으로 보이는 대외평가 지표에만 몰두한 나머지 공직의 기본인 청렴도는 끝을 모른 채 밑바닥을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양평군청사 건물에 각종 대외평가 수상 현수막들이 내걸린들 그것은 ‘양질호피(羊質虎皮)’나 다름없다. 속은 양이고 겉은 범이라는 뜻으로, 본바탕은 아름답지 못하면서 겉모습만 화려하게 꾸미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계속되는 청렴도 하락은 2007년 이후 3선 군수로 거침없이 승승장구하며 2020년 총선 행보를 시작하고 있는 김 군수의 행정 이력과 리더십에 분명 오점으로 기록될 수 있다. 올 연말에는 양평군의 청렴도가 대폭 향상돼 자신의 이력에 흠집이 더 이상 추가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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