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작가 문선영·한지혜 두 가족,
‘까치와 호랑이’ 품에서 행복 가꿔

 

야나기 무네요시는 “민중 속에서 태어나고 민중에 의해 그려지고 민중에 의해 유통되는 그림이 민화(民畵)”라고 정의했다. 일본의 민예운동을 일으킨 무네요시는 일본의 군국주의를 비난하고 조선의 문화유산을 사랑했다. 그는 “조선 민화는 현대미학이론으로 해석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미의 세계를 지녔다”고 감탄했다.

민화 작가 한지혜씨가 민화공방 ‘까치와 호랑이’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용문면 조현리 소박한 마당에 공방과 카페를 겸하고 있는 ‘까치와 호랑이’가 있다. 2년 전 부모님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귀촌을 결정한 삼형제 부부의 첫째 며느리 한지혜(37)씨는 막내 동서인 민화 작가 문선영(37)씨에게 민화를 배우며 그 매력에 푹 빠져 그 역시 민화 작가가 됐다.

문선영 作 백년해로(百年偕老), 46×59㎝

문선영씨는 2011년 전국민화공모전에 ‘삼국지연의도’(영월 조선민화박물관 소장)를 출품해 최우수상을 수상한 14년 차 관록의 민화 작가다. 서울에서 의상 디자인을 하던 한지혜씨도 ‘블루연꽃’ 시리즈 등 그 만의 색채와 작품세계를 구현하며 내년이면 4년차에 접어든다. 서울을 오가며 어른들에게 민화를 가르치는 문선영씨가 출타중이어서 인터뷰는 한지혜씨와 했다.

한지혜 作 꿈속에연화, 53×68㎝

한지혜씨는 카페에서 어린이를 위한 민화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월요일 오후 한 타임이었던 수업은 저녁시간으로 확장됐다. 학원을 마치는 오후 늦은 시간 초등학교 5∼6년 학생들이 민화 수업을 요청해서다. 화요일은 오후 3∼5시, 오후 5시30분∼7시30분 두 차례 민화 수업을 한다. 화요일과 금요일 수업은 문선영씨의 몫이다.

그럼 왜 이토록 민화는 많은 사랑을 받았을까? 한지혜씨는 “사람들이 꿈꾸는 이상과 이루고 싶은 소원들을 그림에 가득 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행복한 삶’에 대한 희망과 염원은 이 순간 우리를 지탱하는 힘이다. 민화는 그냥 그림이 아니라 뜻이 담겨있다. 그림과 글씨, 구상과 추상이 민간의 이야기를 품고 하나가 되니 세계 미술사에 없는 국민미술의 탄생이었다.

용문면 조현리에 있는 ‘까치와 호랑이’는 목수인 한지혜씨의 남편이 설계부터 제작까지 직접 공들여 만든 공간이다. 운치 있는 마당과 카페를 겸하고 있다.

그는 “인사동을 가면 외국인들이 우리의 민화를 보고 굉장히 놀라고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건 그들이 이전엔 보지 못했던 그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많은 현대미술 작가들도 전통 민화의 형식과 구성, 색채 등에서 영감을 얻는다. 민화가 가진 현대적인 조형성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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